지난해 국내 라면시장 규모는 30억개,금액으로는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업계 1위인 농심을 비롯해 삼양식품,오뚜기,한국야쿠르트 등 4개 업체가 내놓은 라면은 봉지면만 100여종에 달하고,용기면까지 합치면 200종이 넘는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먹은 라면은 무엇일까.

◆신라면 연간 8억개 판매

16일 한국경제신문이 롯데마트의 최근 2년간 라면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1위는 단연 '농심 신라면'(사진 왼쪽)이었다.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1988년부터 22년간 라면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8억개가 팔려 국민 1인당 17개를 먹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라면은 용기면까지 합치면 전체 라면시장의 25%(4500억원)를 차지하는 메가 브랜드"라며 "다른 업체들이 타도 신라면을 외치지만 강력한 경쟁상대가 없어 장기간 수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양라면'이 '농심 안성탕면'을 제치고 2008년 3위에서 지난해 2위로 올랐다. 업계에선 삼양식품이 소녀시대를 모델로 내세운 CF로 마케팅을 강화한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농심 제품은 '안성탕면'(3위),'너구리 얼큰한 맛'(4위),'오징어 짬뽕'(5위) 등 상위 20위권에 절반(10개)을 차지했다.

이는 업체별 점유율을 봐도 알 수 있다. 농심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68.3%.삼양식품(14.0%),오뚜기(9.4%),야쿠르트(8.3%)의 점유율을 모두 합쳐도 농심의 절반에 못미친다. 삼양식품은 20위 내에 5개 제품이 포함됐고 전반적으로 순위가 상승했다. 오뚜기는 2008년 4개에서 지난해 3개로 줄었고 순위도 하락했다. 한국야쿠르트는 '해물라면'만 유일하게 20위에 턱걸이했다.

◆롯데라면 약진 눈길

눈에 띄는 것은 '장수(長壽)식품'을 내세운 농심의 신제품들과 마트 PB(자체상표) 라면의 강세.농심이 지난해 내놓은 '후루룩국수'(9위),'둥지물냉면'(16위),'둥지쌀국수뚝배기'(17위) 등 3종이 곧바로 20위권에 진입했다. 이들 제품은 가격이 1000~1500원으로 높지만 소비자들의 입맛 고급화 추세에 따라 올해도 강세가 예상된다.

또 롯데마트의 PB라면인 '와이즐렉 이맛이라면'이 6위로 오른 것도 주목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맛이라면은 기존 제품에 비해 품질면에서 손색이 없다"며 "그동안 라면시장에선 PB제품이 맥을 못췄지만 이맛이라면에 이어 '롯데라면'(오른쪽)이 나와 이런 징크스를 깰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판매를 시작한 롯데라면은 이달 11일까지 약 2주 동안 총 36만개(5개들이 7만2000봉)를 팔았다. 같은 기간 신라면(73만개)에 이어 2위이며,이맛이라면(10만개)보다 3.6배 많다. 롯데 계열 백화점 · 슈퍼 · 세븐일레븐 등 다른 유통매장에서도 총 22만5000개가 나갔다.

김태동 롯데마트 라면담당 MD는 "롯데라면은 롯데마트에서 예상 판매량(30만개)보다 20%가량 더 팔려 삼양라면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며 "인지도가 높아지면 신라면과의 격차도 상당히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