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가 일자리를 얻지 못한 졸업생들에게도 기숙사를 제공키로 했다. 극심한 취업난과 급등하는 주거비를 감안한 조치로 국내 대학들 가운데 첫 번째 사례다.

건국대는 "올해 1학기부터 학부 졸업생 가운데 취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취업 후 거처를 정하지 못한 경우 기숙사 입사 신청을 받을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대학 관계자는 "대부분의 졸업생들이 기숙사를 나가면 갈 곳이 없어 학교 근처에서 자취나 하숙을 하고 있다"며 "졸업생 사후 관리 방안의 하나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건국대는 올 1학기에 우선 50여명 정도의 졸업생을 기숙사 입주자로 받을 예정이다. 입주 수요에 따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대 120여명까지 수용 가능하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신청자가 많이 몰리면 거주지역 학부성적 등을 고려해 입주자를 선발할 계획이다.

기숙사에 입실하는 건국대 졸업생은 재학생과 같이 월 32만5000원(2인1실 기준)의 기숙사비를 내면 식당,운동시설,도서관 등 학내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바로 나가지 않고 사내 연수 등 정착에 필요한 기간 중에는 더 거주할 수 있다.

건국대는 오는 3월 96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제2기숙사를 개관하면 기존 기숙사(2100여명)와 더불어 총 3060여명을 수용할 수 있게 돼 졸업생들에게 방을 내주더라도 재학생들의 입실 경쟁이 더 높아질 우려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