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외국인의 현·선물 동시 순매수에 힘입어 7거래일만에 1600선을 탈환했다.

16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39포인트(0.46%) 오른 1601.05로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1590선 밑에서 하락 출발했지만, 곧 낙폭을 모두 만회하며 상승반전해 오름세를 강화해나갔다.

지난 주말 중국이 0.5%포인트 지급준비율을 인상했지만, 증시에는 별 악재가 되지 않았다. 중국 긴축정책 우려가 이미 증시에 반영된데다 설 연휴 동안 악재도 희석됐다는 평가다.

또 16일(현지시간) 개최되는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의에서 그리스 지원책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는 기대가 호재로 반영됐다.

설날 휴장을 맞은 중화권 증시를 제외한 일본과 호주 등 주요 아시아 증시들도 이날 상승세를 나타내며 악재에 부담 없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매수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599억원, 기관이 486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1576억원 매도우위였다.

프로그램은 외국인의 선물 매수에 따른 베이시스 개선으로 차익거래가 916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비차익거래도 261억원 순매수를 나타내면서, 전체 프로그램은 1178억원 매수우위였다.

김지형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발 재정위기가 가닥을 잡아가면서 지난달 22일 2만계약 선물을 매도한 뒤 환매수에 인색했던 외국인들도 하락 베팅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 은행 규제 등 유동성 위축에 대한 우려가 아직 남아있는 만큼 제한적인 반등 이상을 이루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날 미국 증시 휴장과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 증시의 설날 휴장을 맞아 국내 증시 투자자들도 쉬어가는 모습이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크게 줄었다. 코스피 시장 거래량은 2억7108만주로 3억주에 못 미쳤고, 거래대금도 2조6877억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조6000억원 가까이 급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였다.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현대중공업, LG화학, 현대모비스가 올랐고, 한국전력, 신한지주, KB금융, LG전자는 떨어졌다.

기아차가 플랫폼 통합에 따른 성장 전망에 3.33% 상승했고, 현대차도 0.86% 올랐다. 반면 쌍용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C200'의 출시를 연기하면서 4.71% 급락했다.

미국계 컨소시엄인 TR아메리카가 대우건설 재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에 대우건설이 6.10% 급등했다.

연료 연동제로 수익이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틀 연속 강세를 보였던 한국전력은 반락해 0.99% 떨어졌다.

461개 종목이 상승했으며, 303개 종목은 하락했다. 110개 종목은 보합으로 마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