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재벌 블라디미르 리신(53)이 지난해 러시아의 최고 갑부에 올랐다. 러시아 철강기업 NLMK의 총수인 리신은 재산이 188억달러(약 21조6700억원)로,미국의 프로농구단 뉴저지네츠를 소유한 미하일 프로호로프와 영국의 프로축구 클럽 챌시의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를 제치고 러시아 최고갑부 지위를 차지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15일 '슈퍼갑부들이 귀환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러시아 경제주간 '피난스'의 조사 결과 2008년 부호순위 3위였던 철강재벌 리신이 2009년 러시아 최고재벌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리신은 2008년 재산규모가 77억달러였으나 2009년 각종 원자재값이 오르고 보유주식의 평가액이 늘어나면서 재산이 두 배 이상 늘었다. 리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를 비롯한 러시아 정계와의 돈독한 친분을 바탕으로 1990년대 이후 잇따라 인수 · 합병(M&A)을 성사시키며 덩치를 키워왔다.

2008년 러시아 최고 부자였던 미하일 프로호로프 오넥심그룹 회장은 재산이 178억5000만달러로 순위는 2위로 밀렸지만 재산규모는 전년보다 37억달러가량 늘었다. 아브라모비치도 순위가 한 단계 떨어진 3위를 기록했지만 재산은 31억달러 늘어난 170억달러를 기록했다.

슈피겔은 "지난해 러시아 경제성장률이 -8%를 기록할 정도로 고전했지만 러시아 10대 부호들의 재산은 2008년 759억달러에서 지난해 1399억달러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10억달러 이상 재산을 보유한 자산가도 총 77명으로 전년보다 28명이나 늘어나는 등 러시아 부호들은 불황을 몰랐다"고 평가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