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관리공단은 16일 반달가슴곰의 출산 장면을 담은 영상(사진)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이 영상은 지난 3일 전남 구례군에 있는 공단 산하 멸종위기종 복원센터 내 생태학습장에서 폐쇄회로(CC)TV로 촬영됐다.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이 새끼를 낳은 적은 있으나,국내 증식 시설에서 반달가슴곰 출산이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약 5분 길이의 동영상에는 출산 장면과 함께 어미 곰이 새끼를 핥아 주고 새끼의 체온을 유지시키기 위해 지푸라기를 끌어당겨 덮어 주는 등 모성애를 보여주는 행동이 담겨 있다. 태어난 새끼는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에 몸무게는 약 300g으로 추정되나 성별 등 상세한 사항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멸종위기종 복원센터 관계자는 "아직 어미가 새끼에게 젖을 먹이며 돌보고 있어 4~5월이 돼야 새끼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직접 알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끼 반달가슴곰은 6~8개월간 어미로부터 먹이 섭취 등 생존교육을 받은 뒤 자연적응 훈련을 거쳐 먹이가 풍부해지는 10월께 지리산에 방사될 계획이다.

이번에 새끼를 낳은 어미는 2004년 러시아에서 들여와 지리산에 방사됐으나 야생 적응에 실패해 2005년부터 자연학습장에서 증식용으로 관리돼 왔다.

송동주 센터장은 "그동안 반달가슴곰을 러시아,북한 등에서 도입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으나 이제는 자체 증식 시스템을 통해 원종 확보가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지리산에는 반달가슴곰 17마리가 야생 적응에 성공해 살고 있으며,공단은 50마리까지 개체 수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복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