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가 싫으면 의원이 떠난다. '

미국 민주당의 에반 바이 연방 상원의원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지난 대선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도 거론됐던 인물이어서 민주당과 백악관은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디애나주가 지역구이며 3선을 노리던 바이 의원은 15일 "의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면서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의회가 이데올로기와 당파적인 이해관계에만 치우쳐 민생법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어 실망했다는 것이다.

최근 상원이 고용 창출 법안과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초당적 위원회 구성안을 부결시킨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공직에 봉사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의회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내부에서 오바마 대통령 이후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혀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3선에 나설 경우 공화당 가상 후보를 20%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높은 실업률과 과도한 재정적자 탓에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타면서 인디애나 유권자들의 표심이 공화당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는 점도 불출마를 결정한 한 요인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상원에서 불출마 의사를 밝힌 민주당 의원은 크리스토퍼 도드(코네티컷),바이런 도건(노스다코타),롤랜드 버리스(일리노이),테드 카우프먼(델라웨어) 의원 등 모두 5명으로 늘어났다. 버리스 의원은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의 후임으로,카우프먼 의원은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의 후임으로 의원직을 맡았다.

상원에서 중간선거에 불출마하기로 한 공화당 의원은 저드 그레그(뉴햄프셔),키트 본드(미주리),짐 버닝(켄터키),조지 보이노비치(오하이오),샘 브라운백(캔자스),조지 르뮤(플로리다) 등 모두 6명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