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들의 남다른 애정 덕택에 한국시장에서의 성과가 해외 명품 화장품들의 본사 인사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우드 엘카코리아 사장(사진 왼쪽)은 미국 본사의 글로벌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엘카코리아는 에스티로더그룹의 국내 자회사로 맥,크리니크,바비브라운,오리진스 등 9개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인 에스티로더는 지난해 주요 백화점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 헤라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노화방지 에센스인 일명 '갈색병'의 인기에 힘입어 해외 브랜드 중에선 선두다.

또 롯데백화점 전국 매장의 지난해 매출 순위에서도 에스티로더 외에 크리니크(7위)와 맥(9위)이 전년보다 1~2계단 올라 10위 안에 진입했다. 엘카코리아 관계자는 "우드 사장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한국시장을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이례적으로 홍콩 · 일본이 아닌 본사 수석 부사장에 임명됐다"고 말했다.

랑콤,비오템,키엘 등을 보유한 세계 1위 화장품기업 로레알그룹도 마찬가지.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에서 2위로 급성장한 '키엘'의 패트릭 클런버그 본사 사장은 승진 대상자로 내정됐다. 키엘의 세계 700여개 매장 중 매출 톱10 안에 한국 내 매장이 6곳이나 들어 있고,특히 롯데백화점 본점 매장은 뉴욕 플래그십 매장에 이어 세계 2위다.

또 클라우스 파스벤더 전 로레알코리아 사장(오른쪽)은 이달 들어 세계 2대 화장품 시장인 일본으로 건너가 로레알재팬 사장을 맡게 됐다. 한국시장에서 6년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끌며 로레알코리아의 매출을 2000억원대로 키운 공로를 인정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여성들이 하루 평균 12.6개의 화장품을 쓰며 취향도 까다로워 세계 화장품 트렌드를 선도하는 테스트 마켓이 되고 있다"며 "한국시장에서 성과가 좋으면 승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