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발 재정적자 위기와 관련,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재무장관들이 "3월 중순까지 추가적인 재정적자 감축안을 내놓으라"며 그리스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에 대해 그리스는 "유럽연합(EU)이 구체적인 지원안을 먼저 공개하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유로존 내 양대 축인 독일과 프랑스 간 이견도 표면화되는 등 그리스 문제 해결방안을 놓고 유로존 내부에서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5일 "유로존이 그리스에 재정적자 감축 의지를 내보일 30일간의 기회를 줬다"고 보도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의장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유로존은 그리스가 올바른 길을 가는지 여부를 3월16일까지 평가할 것"이라며 "만약 그리스가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되면 유로존은 그리스에 추가적인 강력한 재정감축 조치를 요구하는 투표를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융커 의장은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것은 그리스의 책임이며 추가 조치가 요구될 때 단호해야 하는 것은 유로존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AP통신은 유로존이 그리스에 요구하는 추가 조치에 부가가치세와 에너지세,자동차세 인상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존의 이 같은 입장은 '선(先) 그리스 자구노력,후(後) 유로존 지원'이라는 원칙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는 "EU가 그리스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낸 격"이라고 해석했다. 유로그룹은 이날 그리스 지원 세부 방안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 그리스 재무장관은 "유로존이 그리스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세부적인 구제 계획을 마련해 시행하는 것이 그리스 국가부도 우려를 진정시키는 최선의 길"이라며 먼저 구체적 지원방안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적자 감축은 타이타닉호의 항로를 바꾸는 것처럼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EU와 그리스가 금융지원 대책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양대 강국 프랑스와 독일도 그리스 구제에 이견을 보이고 있어 이른 시일 내 그리스 사태가 해결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