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은 17일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매 태도가 과거 위기 때와 다르다며 외국인 복귀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견했다.

기술적으로 1620선 위로 밀집해 있는 이동평균선들이 저항선으로 작용할 수 있고, 추가 상승을 위해선 무엇보다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수급이 뒷받침돼야 하는 상황에서 나온 의견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과 지난해 2월 동유럽발(發) 위기 당시에는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져 아시아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탈 현상이 두드러졌다"면서 "특히 한국이 외국인 매도에 가장 많이 시달렸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말 두바이 월드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와 올해 남유럽발 리스크의 경우 이전 두 차례 위기 국면과 다른 양상이 펼치지고 있다는 것.

정 연구원은 "두바이 사태 당시 외국인은 매수세를 이어갔고, 남유럽발 위기시에도 과거 위기때와 비교해 매도 강도가 약한 차이점이 있다"면서 "특히 최근 위기 국면에서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도세는 인도나 대만 증시에 비해서도 그 강도가 덜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내 증시가 아시아 증시 내에서 안전지대로 부상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이러한 외국인들의 매매 태도 변화는 경쟁국들과 비교해 국내 기업의 이익 모멘텀이 여전히 우위에 있기 때문"이라며 "시장 주도주인 전기전자와 자동차업종이 속한 경기소비재,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이익 전망치 증감률 내림세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점과 세부적으로 디스플레이 업종의 경우 재차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런 점들은 외국인의 매수 기조 복귀 가능성을 높여주는 부분"이라며 "적극적인 대응이 어렵다고 해서 주식비중을 줄이기보다 변동성 확대 시 기존 주도주 위주로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