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내증시는 추가적인 반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위험수위가 낮아져 당분간 장세는 지속적으로 반등을 모색할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연휴를 보내면서 불거진 중국의 지준율 인상과 두바이월드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 재점화, 유럽연합(EU)의 그리스 지원에 앞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 선행 요구 등은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국내증시가 이미 면역력을 쌓아가고 있어 급격한 변동성 요인은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외국인들이 국내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을 기반으로 과거 위기 때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점도 증시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욕 증시는 전날 1%대 상승 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와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된 데다 달러화 약세로 원자재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급등장이 연출됐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9.67포인트(1.68%) 상승한 10268.81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19.36포인트(1.8%) 오른 1094.87을 나타냈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30.66포인트(1.4%) 상승한 2214.19로 장을 마쳤다.

◆ 신한금융투자 "낮아진 위험수위, 추가 반등 예상"

신한금융투자는 위험수위가 낮아져 종목 대응이 가능한 구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당분간 장세는 지속적으로 반등을 모색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존 악재의 해소과정 진입으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단행된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 등이 부담이었지만 전날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되찾으면서 관련 재료의 영향력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종목별 움직임에서도 일부 부정적 영향을 예상했던 비철금속 관련 종목 등은 상승세로 마감했고, 이는 중국 지준율 인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이 어느 정도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외국인투자자의 시각도 부정적이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는 지난 10일 이후 매도세를 멈추고 관망세를 보이면서 소폭의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지난 4거래일 중 사흘 동안 매수세를 보이면서 장세에 대한 시각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의에서 그리스의 구체적인 지원방안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있었고,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알려진 뒤에도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당분간 장세는 지속적으로 반등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종목별 대응이 가능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가 규모는 소극적이지만 나름대로 집중력을 보이고 있어 이들이 관심을 갖는 종목과 업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접근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 현대증권 "밸류에이션 장세에 대비해야"

현대증권은 글로벌 증시가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이제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 장세를 대비해야 한다며 밸류에이션으로 접근하면 한국이 '으뜸'이라고 밝혔다.

이석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시발점으로 유동성 장세가 시작됐고, 경기 회복을 통한 실적 장세가 진행된 바 있다"면서 "그렇다면 이제는 밸류에이션 장세가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글로벌 증시가 벨류에이션 장세로 전환된다면 12개월 포워드 기준으로 현재 주요국 중에서 제일 저평가된 국가는 한국이라는 주장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경우 주가수익비율(PER) 및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게 평가돼 있고, 특히 ACWI(전세계) 벨류에이션 대비 저평가 국면에 있다"면서 "벨류에이션 자체로만 국가별 투자 매력도를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 하지만 한국의 벨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라는 점은 향후 한국 증시 상승에 좋은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거듭 강조했다.

◆ 우리투자증권 "단기 방향성 나쁘지 않다..기술적 매매"

우리투자증권은 이번 주에는 경기와 기업이익 모멘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가격 매력을 고려한 기술적 매매 전략을 조언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주 글로벌 증시는 추가적인 반등에 힘이 실리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반등분위기가 추세적이기보다는 재료 휴지기에 따른 바가 크다는 점에서 기술적 반등의 범주를 넘어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시장을 짖눌렀던 악재들의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졌지만 여전히 글로벌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단기 방향성은 그리 나빠 보이지 않는다며, 투자심리가 어느 정도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시장 주변환경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있다고 설명햇다.

이 애널리스트는 "모멘텀 부재상황인 이번 주에는 펀더멘털에 의한 주가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뚜렷한 주도주가 출현하기 전까지는 낙폭이 과도한 업종 및 종목에 대한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미래에셋증권 "외국인 복귀 가능성 높다"

미래에셋증권은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매 태도가 과거 위기 때와 다르다며 외국인 복귀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견했다.

기술적으로 1620선 위로 밀집해 있는 이동평균선들이 저항선으로 작용할 수 있고, 추가 상승을 위해선 무엇보다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수급이 뒷받침돼야 하는 상황에서 나온 의견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과 지난해 2월 동유럽발(發) 위기 당시에는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져 아시아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탈 현상이 두드러졌다"면서 "특히 한국이 외국인 매도에 가장 많이 시달렸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말 두바이 월드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와 올해 남유럽발 리스크의 경우 이전 두 차례 위기 국면과 다른 양상이 펼치지고 있다는 것.

정 연구원은 "두바이 사태 당시 외국인은 매수세를 이어갔고, 남유럽발 위기시에도 과거 위기때와 비교해 매도 강도가 약한 차이점이 있다"면서 "특히 최근 위기 국면에서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도세는 인도나 대만 증시에 비해서도 그 강도가 덜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내 증시가 아시아 증시 내에서 안전지대로 부상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이러한 외국인들의 매매 태도 변화는 경쟁국들과 비교해 국내 기업의 이익 모멘텀이 여전히 우위에 있기 때문"이라며 "시장 주도주인 전기전자와 자동차업종이 속한 경기소비재,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이익 전망치 증감률 내림세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점과 세부적으로 디스플레이 업종의 경우 재차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런 점들은 외국인의 매수 기조 복귀 가능성을 높여주는 부분"이라며 "적극적인 대응이 어렵다고 해서 주식비중을 줄이기보다 변동성 확대 시 기존 주도주 위주로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 하나대투증권 "면역력 생긴 증시, 기술적 반등 가능"

하나대투증권은 국내증시가 외부 악재를 이겨내며 면역력이 생긴 만큼 기술적 반등의 연장선 상에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1600선을 도전하는 가운데 프로그램 매물 폭탄을 이겨내면서도 외국인의 매도를 함께 소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증시 상황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과 같이 시장 주변에 산재해 있는 악재들을 소화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내성을 쌓아가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서 연구원은 "지난 연휴를 보내면서 불거진 중국의 지준율 인상과 두바이월드의 디폴트 가능성 재점화, 유럽연합(EU)의 그리스 지원에 앞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 선행 요구 등은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사안들임에는 틀림없다"면서도 "이러한 사태들이 시장에 놓은 뉴스는 아니지만 시장이 이같은 악재에 대해서 얼마나 내성을 쌓았는지를 시험해 보는 일종의 시험을 다시 치르는 것이라면 부담스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연휴 중에 다시 튀어 오른 문제들은 기술적 반등의 탄력을 저해하는 요소는 될 수 있어도 글로벌 금융시장을 다시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게 하는 변수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