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지난달의 부진을 털고 반등하고 있다. 단기 낙폭이 컸던 탓에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의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5.0배로 과거 평균치(15배)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해 1조2765억원의 매출과 84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7%와 13% 늘어난 금액이다. 연간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줄고,순이익이 적자 전환하면서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예상치를 하회하는 '어닝쇼크'에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이 쏟아진 탓이다. 하지만 4분기 부진은 인센티브 제공에 따른 인건비 증가와 공장 이전비용 등 일회성 비용 증가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오승규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석유화학과 정밀화학 등 전 사업부문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고,일시적 실적 둔화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가 이미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돼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지연됐던 생명과학 부문의 기술 수출 및 제품라인 구축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바이오디젤 활성화 정책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SK케미칼이 기술 이전한 항암제와 위염치료제,비만치료제 등 개량신약 중 일부는 이르면 올해 해당 시장에서 라이선스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항암제인 'SID-530'의 경우 올 10월이면 유럽시장 출시가 가시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권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유럽 진출이 본격화될 경우 4분기부터는 제품 판매에 따른 로열티 수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잇단 개량신약의 성공적 라이선싱은 장기적으로 든든한 수익원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권 연구원은 "국내 바이오디젤 시장 1위에 이어 해외 진출 작업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SK케미칼은 독자적인 공정을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올해는 수도권 지역의 토지매각 대금 등 일회성 이익까지 발생할 것으로 보여 순익 증가폭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종금증권은 SK케미칼의 올해 순익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2580억원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도 862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단기적으로 박스권을 벗어난 현 시점이 저가 매수 타이밍이라고 판단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