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30년 만에 다시 원전 건설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조지아주에 새로 건설되는 원전 2기에 정부가 대출보증을 해 주기로 한 것이다. 미국의 원전 건설 재개는 원전에 대한 국제적 인식을 전환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확대될 원전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주목(注目)되는 움직임이 아닐 수 없다.

오바마 미 대통령이 원전건설 지원에 나선 것은 일자리 창출, 청정에너지 확보, 기후변화 입법안 처리 등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제적 위기 극복과 미래 대응 차원에서 미국이 원전에 전략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이런 변화는 원전이라고 하면 무조건 반대부터 하고 보는 국내 일부 환경단체들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중국 인도 등의 원전 건설을 사례로 들어 이들 국가를 잠재적 경쟁국으로 지목한 점이다. 단순히 에너지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산업적 측면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최근 우리나라가 원전을 유망수출산업으로 키우겠다고 발표했지만 미국이 본격 진입하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판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보다 멀리 내다보면 미국의 원전 건설 재개가 우리에게 기회가 되는 측면도 있다. 미국이 원전 건설에 나서기로 했지만 30년이란 공백기를 일시에 메우기는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 미국의 원전 건설이 확대될 경우 미국 기술로 출발했던 우리 원전이 미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날이 오지 말란 법도 없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미국과 공동으로 글로벌 원전시장에 진출할 수도 있을 것이고, 그러다 보면 최근 현안으로 등장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문제도 경제적, 산업적 측면에서 슬기롭게 풀어나갈 여지가 그만큼 커질 수 있다. 어쨌든 미국의 원전 건설 재개는 원전 르네상스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사건이다. UAE 원전건설 수주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부활(復活)하는 원전시대의 주역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