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범(21 · 한국체대)의 2관왕이냐,이규혁(32 · 서울시청)의 명예 회복이냐.'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효자 종목으로 부상한 스피드스케이팅의 신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18일(한국시간)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금메달리스트인 모태범을 비롯해 이규혁 문준(28 · 성남시청) 이기호(24 · 서울시청) 등 4명의 선수가 금메달에 도전한다.

무엇보다 관심은 모태범의 2관왕 달성 여부다. 모태범은 원래 주종목이 1000m인 데다 500m에서 금메달을 딴 상승세가 무섭다. 그는 1000m 세계 최강자인 샤니 데이비스(미국)에 이어 월드컵 시리즈 랭킹 2위를 달리고 있다. 그의 최고 기록(1분07초26)도 데이비스가 가지고 있는 세계기록(1분06초42)에 근접한 세계 3위 성적이다. 모태범은 "메달에 대한 부담이 작은 데다 컨디션도 나쁘지 않다"며 "주종목인 1000m의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라고 말했다.

'4전5기'에 나선 대표팀 간판 이규혁도 더 이상 물러설 자리가 없다. 1000m에서 반드시 명예 회복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이규혁도 모태범처럼 500m보다 1000m가 주종목이다. 지난해 이후 500m 성적이 좋아 동반 메달 획득을 기대했지만 이젠 1000m에 '올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규혁은 지난달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 때 두 차례 1000m 레이스에서 모두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문준과 이기호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문준은 이 종목 월드컵 랭킹에서 8위에 올라 있어 언제든지 입상을 노려볼 수 있다.

한국 선수들의 가장 큰 라이벌은 '빙판의 펠프스'란 별명을 갖고 있는 데이비스다. 4년 전 토리노 올림픽(이탈리아)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차지하며 흑인 최초의 동계올림픽 개인종목 금메달리스트라는 영예를 안은 주인공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