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미국 최대 태양광 시장이자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메카'로 불리는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양광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따냈다. 캘리포니아가 2007년부터 시작한 총 사업 규모 21억달러짜리 '태양광 이니셔티브'에 아시아 기업으로는 처음 참여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달 캐나다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 풍력 복합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한 이후 잇단 쾌거다.

◆글로벌 신 · 재생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삼성물산은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전력회사인 PG&E사와 130㎿ 규모의 전력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하루 4만세대가 이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삼성물산이 태양광 발전소를 만들면 여기서 발생하는 전력을 전량 PG&E가 구매한다는 내용이다. 삼성물산은 이를 위해 2012년까지 LA 북서쪽에 있는 튤레어 카운티와 킹스 카운티 등지에 태양광 발전소 5개(50㎿ 규모 1개,20㎿ 규모 4개)를 단계별로 건설,앞으로 25년간 운영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캘리포니아 주정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는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주도한 것으로,지난해 미국 현지업체인 솔라매니저와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합작사가 발전소 운영을 책임지며,발전소 시공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태양광 시장의 62%를 차지하고 있는 곳으로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세제 혜택을 처음 제공하는 등 '친환경 사업의 메카'로 손꼽힌다. 2006년엔 2016년까지 총 1940㎿의 태양에너지를 공급,소비전력을 태양광으로 바꾼다는 내용의 '태양광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물산이 전력을 공급키로 한 PG&E사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3개 전력 회사 가운데 하나다.

삼성물산은 지난달에도 캐나다에서 총 사업규모 60억달러짜리 풍력 · 태양광 복합단지 개발사업을 한국전력과 함께 공동 수주했다. 2016년까지 5단계에 걸쳐 총 2500㎿의 신 · 재생 에너지 시설을 짓고,20년간 운영을 도맡는 사업이다. 북미 지역 최초로 그린에너지법을 통과시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온타리오주에서 내로라하는 경쟁자들을 제친 것이다.

◆2004년에 첫발,장기 전략 적중

캘리포니아,온타리오 등 신 · 재생에너지 선도 지역에서 잇달아 대형 프로젝트를 따낸 덕분에 삼성물산은 앞으로 신규 사업 진출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은 미국,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급성장해 2012년 시장 규모는 현재의 3배까지 커질 것"이라며 "풍력 발전 역시 북미,인도,중국 등에서 확산돼 2년 뒤엔 현재의 1.6배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태양광 발전 사업에 뛰어든 것은 2004년이다. 잉곳,웨이퍼,셀,모듈 등 태양광 발전용 원료와 소재 부품을 중개 무역하는 것에서부터 손을 댔다. 그 뒤 신 · 재생에너지의 부상을 예상,2008년 초 전남 진도에 3㎿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지으면서 발전소 건설 및 운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지성하 삼성물산 사장은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삼성물산은 사업 기회를 포착하는 기획력과 계약까지 이끌어내는 종합적인 사업 수행 능력을 인정받게 될 것"이라며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 및 민간 발전 사업자로서의 노하우를 살려 유럽,인도,호주 등지에서도 신 · 재생 에너지 사업 기회를 계속 창출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