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펀드 중 최근 3년 연속 연간 수익률이 상위 50% 이내에 든 펀드는 10개 중 1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증시가 출렁이는 사이 펀드의 수익률이 오락가락했다는 의미다. 그나마 운용사의 대표펀드들이 3년 연속 꾸준히 상위권에 포함돼 체면치레를 했다.

17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동부더클래식1C1' '한국투자네비게이터1(A)' '미래에셋드림타겟A' '신영마라톤' 등 36개 펀드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연간 수익률이 상위 50% 안에 꾸준히 포함됐다. 이는 전체 423개의 8.5%에 불과한 것으로,나머지 10개 중 9개 정도는 수익률이 들쑥날쑥했거나 하위권을 맴돈 셈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3년간 국내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급락하고 재차 급반등하는 등 크게 요동쳤다"며 "이 기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한 것은 리스크(위험)를 잘 관리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3년 연속 상위 50%에 포함된 펀드는 대부분 운용사 대표펀드다. 오대정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운용 규모가 큰 대표펀드들은 운용사가 수익률 관리에 상대적으로 많은 신경을 쓸 수밖에 없어 수익률 변동이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또'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1(A)'을 비롯해 '한국투자골드적립식삼성그룹1(C)'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1(주식)C' 등 삼성그룹주펀드도 7개나 상위 50% 이내에 꾸준히 들었다. 삼성그룹주들이 증시 하락기에 덜 빠지고 상승기에는 더 오른 때문으로 분석된다.

운용사별로는 삼성그룹주펀드를 여럿 출시한 한국투신운용이 12개의 펀드를 차지했고 미래에셋(5개) KB(3개) 삼성 신영 메리츠 알리안츠(이상 2개) 등도 2개 이상의 펀드를 보유했다.

이들 펀드는 3년 장기수익률도 우수하다.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1'은 68.66%에 이르며 '동부더클래식1C1'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1C' '한국투자네비게이터1A' '삼성스트라이크1C' 등도 60% 이상 수익으로 상위권에 올라 있다. 오대정 연구위원은 "경기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응을 통해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꾸준히 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에 따른 수익률 순위 변동이 작은 펀드는 투자할 만하다고 추천하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특히 "중소형 운용사 펀드에서도 '메리츠e-일등기업' '칸서스하베스트멀티1'처럼 꾸준한 성과를 내는 펀드들이 있는 만큼 운용사를 분산해 투자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오대정 연구위원은 "중소형가치나 대형성장 등 펀드 투자 스타일이 명확한 펀드들은 경기 상황에 따라 부침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시장 상황에 맞춰 펀드 스타일별 비중을 조절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중소형주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한국투자밸류10년투자'는 시장이 급등한 지난해는 하위권을 맴돌았지만 올 들어서는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