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인 JP모건은 각국 정부가 추진중인 은행 규제가 한꺼번에 시행될 경우 은행의 수익성이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이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의 강화된 은행 자기자본및 유동성 기준과 미국 영국 프랑스 등 각국 정부가 추진중인 은행규제 방안이 동시에 적용되는 상황을 가정해 계산해본 결과 글로벌 은행들의 평균 자기자본수익률(ROE)은 현재의 13.3%에서 5.4%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경우 16개 글로벌 대형 은행(JP모건 제외)이 조달해야 하는 추가 자본금은 사당 평균 1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FT는 이같은 '은행 최후의 날(둠스데이)'이 현실화될 것 같진 않지만 은행업계에선 규제안 가운데 상당수가 향후 몇년내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당초엔 BIS나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은행규제안을 조율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영국이 은행 보너스에 대한 50% 고율 과세를 도입하고 이후 각국이 앞다퉈 자체 규제안을 내놓으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고 진단했다.

JP모건은 은행 미래와 관련해 변화 가능성이 큰 7가지 영역으로 △상업 · 투자은행 분리 △자기자본비율 상향 △유동성 자산비율 상향 △외형규제 △회계기준 변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사에 대한 잠재적 과세 △파산대비 비상계획 마련 등을 꼽았다. 또 이같은 변화는 필연적으로 은행의 비용을 증가시키게 되며 은행은 이를 고객에게 전가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은 은행들이 변화된 환경에서 현재와 같은 수준의 수익성을 내려면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상품의 가격을 평균 33% 올려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은 규제가 시행되면 크레디트스위스 도이체방크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로이즈 등 유럽 은행들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