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딱 π만큼만! 시가 삶을 넓고 깊게 해줬으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파이의 시학 | 정끝별 지음 | 문학동네 | 421쪽 | 1만5000원
'우리 삶의 둘레나 넓이나 깊이를 가늠하기 위해 필요한 삶의 좌표 혹은 기준,그 상수가 바로 π(원주율)다. 우리 삶에 3.14배를 더해주는 그 무엇?m 우리 삶에서 시가 차지하는 역할이 딱 π만큼을 곱해주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정끝별씨(46).그가 9년 만에 발표한 평론집 《파이의 시학》 제목에는 시와 거리가 있어 보이는 수학기호 π가 등장한다. '우리의 시가 늘 우리 삶을 3.14배 더 길고 더 넓고 더 깊게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정씨의 생각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 부의 부제로 '(비유의 넓이×2)+(구조×상상력의 높이×π)'(제1부 '시학의 깊이') 같은 수식이 달렸다.
평론집은 3부로 구성됐다. 1부에는 김소월과 서정주의 작품론,2부에는 1990년대 시동인 활동의 위상,고운기 함민복 등 시인들에 대한 평론,3부에는 시집 해설을 모았다. 이 중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2부에 수록된 <사랑의 권력,사랑의 언어-우리 사랑시의 갈래와 욕망>이다. 여러 시를 인용하며 사랑의 본질을 탐구한 이 글은 일반 독자들도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랑론이다.
정씨는 '아편 먹은 듯 취해 나자빠진/능구렁이 같은 등어릿기로/임은 달아나며 나를 부르고…//강한 향기로 흐르는 코피/두 손에 받으며 나는 쫓느니//밤처럼 고요한 끓는 대낮에/우리 둘이는 왼몸이 달어…'(서정주 <대낮> 중)를 들며 불길과 같은 육체적 정열을 말한다.
또 '내 사랑 내 귀에 속삭였네/"사랑은 나의 권력"/…(중략) 사랑이여/우리의 권력이 약해지지 않도록?m'(정현종 <사랑은 나의 권력-페테르부르크 시편 2> 중)을 인용하며 "사랑은 우리 삶의 권력이기에,현재의 우리와 미래의 우리는 우리가 누구를 어떻게 사랑하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서정과 일상의 변주,그 불완전의 시학>에서는 1990년대 시동인 활동의 위상을 정리했다. 당시 시단을 이끌어가는 주요 동력이었던 시동인 활동의 역사를 '시운동''시힘''21세기 전망''슬픈 시학' 등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찬찬히 짚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정끝별씨(46).그가 9년 만에 발표한 평론집 《파이의 시학》 제목에는 시와 거리가 있어 보이는 수학기호 π가 등장한다. '우리의 시가 늘 우리 삶을 3.14배 더 길고 더 넓고 더 깊게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정씨의 생각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 부의 부제로 '(비유의 넓이×2)+(구조×상상력의 높이×π)'(제1부 '시학의 깊이') 같은 수식이 달렸다.
평론집은 3부로 구성됐다. 1부에는 김소월과 서정주의 작품론,2부에는 1990년대 시동인 활동의 위상,고운기 함민복 등 시인들에 대한 평론,3부에는 시집 해설을 모았다. 이 중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2부에 수록된 <사랑의 권력,사랑의 언어-우리 사랑시의 갈래와 욕망>이다. 여러 시를 인용하며 사랑의 본질을 탐구한 이 글은 일반 독자들도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랑론이다.
정씨는 '아편 먹은 듯 취해 나자빠진/능구렁이 같은 등어릿기로/임은 달아나며 나를 부르고…//강한 향기로 흐르는 코피/두 손에 받으며 나는 쫓느니//밤처럼 고요한 끓는 대낮에/우리 둘이는 왼몸이 달어…'(서정주 <대낮> 중)를 들며 불길과 같은 육체적 정열을 말한다.
또 '내 사랑 내 귀에 속삭였네/"사랑은 나의 권력"/…(중략) 사랑이여/우리의 권력이 약해지지 않도록?m'(정현종 <사랑은 나의 권력-페테르부르크 시편 2> 중)을 인용하며 "사랑은 우리 삶의 권력이기에,현재의 우리와 미래의 우리는 우리가 누구를 어떻게 사랑하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서정과 일상의 변주,그 불완전의 시학>에서는 1990년대 시동인 활동의 위상을 정리했다. 당시 시단을 이끌어가는 주요 동력이었던 시동인 활동의 역사를 '시운동''시힘''21세기 전망''슬픈 시학' 등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찬찬히 짚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