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위를 차지한 현대건설 주식이 최근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현재 주가수준은 극심한 저평가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대건설이 최대 40%에 이르는 상승여력을 지닌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연초대비 14% 하락…한때 5만8000원도 '붕괴'

현대건설 주가는 올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연초 7만원을 웃도는 가격에 거래되던 것이 이달초 유럽국가들의 재정위기 우려에 5만7000원대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9월초 기록한 최저가(5만6400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주가가 바닥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0일 분석보고서를 통해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탓에 현대건설 주가가 급락세를 연출한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저점매수'에 나설 것을 권했다.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도 금융위기 시절과 비슷한 수준으로 상당한 저평가 상태라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은 18일 오후 1시 33분 현재 6만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번주에 기관투자자들이 모처럼 '사자'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지난달 22일부터 전날(17일)까지 18거래일 동안 매일 팔아치우고 있어 수급상황은 아직 불안한 상황이다.

◆ 올해 사상최대 실적 전망…풍부한 '수주잔고'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올해 현대건설의 주가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작년 매출액의 5배에 달하는 풍부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올해 실적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이광수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현대건설의 신규 수주는 17조5000억원 이상 가능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적극적인 해외 진출 전략에 따라 경쟁사대비 해외수주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종효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도 "2010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14.3% 증가한 10조610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초로 매출액 1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전년대비 35.6%와 19.7% 성장한 5679억원과 5457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한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매출과 이익의 50%를 차지하는 해외부문 원가율이 2007년 이후 하향 안정화되고 있어 앞으로 이익 성장과 수익에 대한 우려를 크게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판단을 내놓기도 했다.

◆원전시장 확대+M&A 개시 가능성 '긍정적'

현대건설이 확보하고 있는 또 다른 투자매력은 원전시장 확대 수혜와 인수합병(M&A) 개시 가능성 등이다.

현대건설은 원전 시공 실적과 기술력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 국내 원전 수출 컨소시엄에 시공사로 참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건설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종효 애널리스트는 "현대건설의 경우 이미 지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입찰에 한국전력 컨소시엄의 시공사로 참여, 한전 컨소시엄이 수주에 성공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며 "수주 성공요인으로 현대건설의 우수한 원전 시공 기술력과 다수의 경험이 한 몫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해외 원전 입찰 참여가 가능한 국내 4개 건설사 중 유일하게 신형원전(APR1400) 시공 실적을 갖고 있다. APR1400은 UAE 수출 모델이자 원전수출의 주력이 될 한국형 신형원전이라는 것.

현대건설에 대한 M&A도 올 하반기에 개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대주주인 정책금융공사(KoFC)가 현대건설 매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여러 차례 시사한 바 있다"며 "지난해 10월 28일 출범한 정책금융공사는 산업은행의 공기업 주식 등 자산 28조원을 기반을 세워졌기 때문에 정책금융업무를 본격 수행하기 위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정책금융공사의 성격을 고려할 때 현대건설과 같이 경영이 정상화된 기업의 지분은 매각할 유인이 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은 2006년 5월 워크아웃을 졸업했고, 회사경영도 정상궤도에 올라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위를 차지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