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가총액 4위 기업인 태웅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후 실적과 주가 흐름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태웅은 지난해 4분기에 매출액 760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보다 각각 32.7%, 76.1% 감소하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63.9%, 95.0% 줄어든 수치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에 태웅이 풍력, 조선 등 전방 산업 부진에 따른 수주 감소로 예상치에 미달하는 실적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태웅의 실적이 작년 4분기를 바닥으로 점차 개선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데 보다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올해 하반기 들어서면서 풍력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전망인 가운데 중동 지역 화공플랜트 건설 재개에 따라 매출이 성장할 수 있을 것 이라는 관측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원자력 단조품 시장 진출에 따른 성장성 확충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한병화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태웅이 작년 4분기에 2007년 이후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면서도 "월별 수주가 작년 10월 기록한 약 110억원을 저점으로 11월과 12월에 300억∼400억원으로 회복됐고, 분기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봉진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실적 저점은 지난 것으로 판단돼 주가 하락 시 중장기 관점에서의 매수 전략을 추천한다"며 "2MW급 이상 메인샤프트의 경쟁력이 높다는 점 등에서 회복 속도가 다른 단조업체에 비해 빠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풍력·조선 산업의 수요 회복 속도가 느릴 것"이라며 "공급업체의 가격 결정력 약화로 인해 올해 제품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에 제약이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종전 957억원에서 621억원으로 35%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종전 8만7000원에서 7만3000원으로 낮췄다.

아울러 실적이 개선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현 주가 수준은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장근호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태웅의 올해 실적은 매출액 6085억원, 영업이익 777억원, 순이익 603억원으로 전망된다"며 "이를 기준으로 산정한 지난 17일 종가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은 22.5배로, 해외 풍력업체들의 최근 한달 주가기준 PER 20배와 비교해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분기별 실적 흐름이 얼마나 빨리 회복세를 보이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오후 2시43분 현재 태웅은 전날보다 1.84% 내린 8만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