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공신군은 요즘 학교생활에 실망이 커지고 있다. 수능시험 결과 충분히 서울 소재 대학을 갈 수 있었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지방대학이 파격적인 제안을 해와 진로를 바꿨다.

이 학교는 성적우수자에게 4년 장학금과 2년 해외연수 지원 등의 혜택을 주겠다고 했다. 집안형편이 어려운 김군은 이 학교를 믿고 서울행을 포기했다. 하지만 입학 이후 학교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장학금은 A학점 이상일 경우라는 단서가 붙었고 그나마 3학년 이후로는 성적우수 장학금으로 대체됐다. 해외연수는 학교 운영금 부족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졌다. 대학의 허위 · 과장광고에 속아 진로를 바꾼 김군은 교육당국에 이 사실을 제보했고,이 대학은 행정제재를 받았다.

'취업률 전국 1위''4년 전액 장학금' 등 전형적인 대학의 허위 · 과장광고가 철퇴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권영진 한나라당 의원은 대학이 졸업생 취업률 등을 과장해 홍보할 경우 제재를 가하도록 하는 내용의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대학이 졸업생의 취업률이나 장학금 수혜율 등을 공시된 정보와 다르게 허위 · 과장 홍보할 경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시정명령을 내리고 그 사실을 학교 정보공시 홈페이지에 공시토록 했다. 대학이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학생 정원 감축,학급 · 학과 감축 또는 폐지,학생모집 정지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이 법안은 2010학년도부터 시작되는 고교선택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교선택제가 실시될 경우 우수학생을 유치하려는 고등학교 간 경쟁이 심해져 허위 · 과장광고가 판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법안은 현재 상임위 상정을 기다리고 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