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치열하게 맞붙는 수도권에서는 5%만 잠식해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

6 · 2 지방선거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모두 '작은집'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등 주요 정당과 지지층이 겹치는 신당 및 군소 정당들이 독자후보를 준비하고 있어서다.

한나라당은 세종시 수정안 논란 격화로 친박연대(현 미래희망연대)와의 합당이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지방선거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친박연대가 주요 지역 기반인 영남과 충청,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독자 후보를 준비하고 있어 사실상의 집안싸움이 불가피하다. 4선의 이규택 대표가 경기도지사 후보 출마를 검토 중인 가운데 경북도지사,충남도지사,대전시장 선거에도 후보를 낼 예정이다. 최근 세종시 당론 변경과정에서 날선공방을 주고받고 있는 친이-친박 간 갈등도 변수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감정의 골이 한층 깊어질 경우 악재가 될 수 있다. 지지층이 이탈해 친박연대로 가거나 투표에 대거 불참한다면 치명적이다.

민주당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주축이 된 국민참여당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참당이 이미 서울 25개구 가운데 16개구에 단독 후보를 내겠다고 밝힌 가운데 유 전 장관이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에 단독으로 출마하는 경우가 최악의 시나리오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연일 '연대론'을 외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상호 대변인은 "국참당이 서울 등 수도권에서 단독 후보를 낸다면 이는 민주진영의 수도권 선거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며 "야5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5+4회동'을 통해 막판까지 연대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은 지난해 8월 탈당한 심대평 의원이 오는 25일 창당예정인 국민중심연합(가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심 의원이 신당의 독자 후보를 통해 이회창 총재가 이끄는 자유선진당과 충청권에서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각오여서 지역기반 잠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한나라당은 친박연대가 전통적으로 3~4%를 잠식해온 데다 최근 친이-친박 간 대결로 인한 잠식 효과가 훨씬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민주당은 국참당이 수도권 선거에서 핵심 변수인데 막판 후보단일화 여부가 승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