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이달 초 영국중앙은행(BOE)이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동결과 추가 양적완화(QE) 중단을 만장일치로 결의한 것으로 드러났다.영 일간 더 타임스는 18일 전날 공개된 BOE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 9명의 멤버들이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하고 양적완화 한도를 현행 2000억파운드로 유지하는 데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고 보도했다.지난주 머빈 킹 BOE 총재가 “양적완화를 중단하기엔 너무 이르다”며 추가 양적완화 도입 가능성을 밝힌 것과 대조된다.

BOE는 지난해 3월부터 약 2000억파운드를 투입해 국채와 회사채를 구입하는 방식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경기부양책을 시행했다.전문가들은 BOE의 금리동결 및 추가 양적완화 중단 결정이 치솟는 물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했다.영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분기 인플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2.9%로 상승했으며 1월에는 약 3.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추가 양적완화 시행이 대중들의 기대 인플레이션 심리를 자극하면 물가앙등으로 이어져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거라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의사록은 추가 경기부양책 도입이 자산가격 급등을 부채질할 소지도 크다는 우려도 담고 있다.

일각에선 추가적인 양적완화 도입을 놓고 BOE 통화정책위원회 내부에선 아직까지 의견이 분분한 데다 킹 총재가 추가 도입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영국 정부가 채권 매입 규모를 늘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더 타임스는 일부 위원들은 “중기 인플레 전망이 안정적이라면 필요시 추가적인 경기부양 조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추가 부양책 기대 심리로 이날 파운드화 가치는 파운드 당 1.144유로에서 1.153유로로 소폭 상승했다.

영국은 금융위기 이후 6분기 연속 침체를 거듭하다가 지난해 4분기에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이 0.1% 성장,오랜 침체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하지만 성장세가 미미한 데다 1월 한파로 산업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또다시 마이너스 성장에 빠질 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어 BOE의 통화정책은 당분간 혼선을 빚을 전망이라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