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의원의 세종시 절충안에 대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한마디로 가치가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18일 "박 대표가 김 의원의 중재안에 대해 '한마디로 가치가 없는 이야기이며 세종시법을 만든 근본 취지를 모르고 급한 나머지 임기응변으로 나온 이야기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는 또 김 의원이 친박계 좌장으로 여겨져 온 데 대해 "친박에는 좌장이 없다"고까지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 내에서는 박 전 대표의 이번 발언으로 당분간 양측의 화해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 의원은 "모든 절차를 밟아서 국회에서 통과돼 시행 중인 법을 지키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것을 (김 의원이) 관성으로 반대한다고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친박계 한 핵심 의원은 "여권에서 나오는 세종시 수정안 아이디어 중 하나일 뿐"이라며 "친박의 원안 사수 분위기와 자신의 원안 반대 소신 사이에서 나온 김 의원의 출구 전략이 아니겠느냐"고 평가절하했다.

반면 청와대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검토해 볼 수 있는 방안"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세종시 문제는 정치권에서 논의해 풀어 나가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내부에서는 김 의원의 중재안에 긍정적인 반응이 적지 않다. 한 관계자는 "이전에 실무 라인에서 김 의원이 제시한 것과 같은 방안을 고려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에서 논의해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김 의원의 중재안이 토론을 거친 후 국회의 최종안이 된다면 얘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행정부처 이전 등 다른 중재안을 만드는 과정이라면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의 절충안이 세종시에 대한 국회의 정식 대안으로 채택되면 받아들일 수 있으나 타협의 일환으로 다른 안을 끌어내기 위한 과정이라면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구동회/홍영식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