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 이사장 구속이어 금품수수 혐의 어린이집도 조사
◆서울시교육청 '집중 포화'
각종 이권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서울시교육청은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서울서부지검은 서울시교육청 핵심 간부로 재직할 당시 장학사 인사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서울 강남 유명 고교 교장 B씨를 18일 체포했다.
검찰에 따르면 B씨는 시교육청에서 초 · 중 · 고교 교원 인사 담당 국장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임모 장학사(구속), 전 인사 담당 장학관이자 모 고등학교 교장인 A씨(체포)와 짜고 현직 교사들한테 "장학사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게 해주겠다"며 거액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B씨를 중심으로 장학사 인사비리가 조직적으로 이뤄진 정황을 포착,B씨가 받은 돈이 윗선까지 전해졌는지를 집중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6일 A씨를 체포해 수뢰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장학사 매직(賣職)'으로 불리는 이번 사건으로 검찰에 체포된 서울시내 현직 고교장만 2명이다.
서부지검은 학교 공사 수주과정에서 서울시교육청 공무원이 금품을 수수한 의혹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학교 창호공사 수주와 관련,수천만원대의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로 지난해 말 창호업체 J사 대표와 서울시교육청 공무원 등 7명을 구속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사상 처음으로 서울시교육청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창호업체 S사로부터 2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시교육청 사무관 임모씨를 구속했다. 서울남부지검도 방과후 학교 교재 선정 과정에서 교육위원 및 서울시교육청 공무원의 금품수수 여부를 수사 중이다.
◆사학 이사장 구속…어린이집도 수사
사학비리도 집중 수사대상이다. 서울중앙지검은 강성종 민주당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법인 신흥학원의 공금횡령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계좌 추적을 통해 신흥학원 관계자들이 공금 수십억원을 횡령하고 이 중 일부를 강 의원에게 전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지검은 지난 5일에는 열린사이버대학 공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단 이사장 변모씨를 구속 기소했다.
수사는 어린이집에까지 미치고 있다. 중앙지검은 금천구의 고위 간부가 구립 어린이집 위탁운영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뒷돈을 받은 정황을 잡고 조사 중이다. 구립 어린이집은 기본적으로 학부모의 보육료로 운영되지만 구에서 학생 간식비 등의 명목으로 많게는 수천만원의 국가보조금을 지급해 왔다.
◆검찰 상당한 첩보 쌓아놔
검찰의 교육비리 수사는 '6 · 2 지방선거'에서 교육계의 부정부패 요인을 사전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이번에는 시도교육감 16명과 교육위원 77명에 대한 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이에 따라 검찰의 교육계 비리 수사 강도도 높아질 전망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19일 오후 2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서울중앙지검 등 전국 18개 지검 특수전담 부장검사 40여명이 참가하는 화상회의를 개최하고 기술유출 범죄 및 방위산업체 비리 등과 함께 교육계 비리 집중 수사 방안을 논의한다.
검찰 관계자는 "숨은 비리와 신종 부패에 대한 검찰 수사와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로 교육계 비리가 주요 안건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은 교육계에 만연한 각종 시설사업 관련 리베이트나 인사청탁 명목 금품수수에 대해 상당 수준의 첩보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모 공립학교 교사는 "교육청과 학교 관련 사업자,교원들 간에 암암리에 이뤄지는 비리에 대한 수사가 왜 이제서야 시작됐느냐는 시각도 있다"며 "수사가 지속되면 적지 않은 비리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이해성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