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증권회사나 은행의 서비스를 무선인터넷으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휴대폰,아이돌 그룹 '소녀시대' 등 인기 연예인들의 최신 앨범과 비공개 동영상을 담은 휴대폰….오는 5월부터 스마트폰뿐 아니라 일반 휴대폰으로도 이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은 1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이동통신전시회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0'에서 1기가바이트(GB) 저장 용량을 갖춘 '슈퍼 USIM(가입자 인증 모듈)' 칩을 발표했다. 가입자 인증 역할을 하는 USIM 칩의 용량(현재 144킬로바이트)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7000배가량 확대하는 데 성공한 것.이에 따라 주소록 정도만 담아 놓던 USIM에 게임,MP3 파일,사진 등 각종 멀티미디어를 한꺼번에 넣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김후종 SK텔레콤 서비스기술원장은 "슈퍼 USIM의 개발로 '증권폰''소녀시대폰' 같은 상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제휴를 통해 엔터테인먼트,B2B(기업 간 거래)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음악,게임업체들과 손잡고 이들의 콘텐츠를 미리 담아 놓은 USIM 상품을 만들어 팔 계획이다. 증권,은행들과 공동으로 USIM을 사 휴대폰에 끼우면 바로 주식 매매나 은행 계좌 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예컨대 SK텔레콤과 제휴한 SK증권에서 USIM을 구매하면 휴대폰 개통과 함께 바로 증권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증권사 객장에서 계좌를 만들고 이를 실행하는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아 설치해야 거래가 가능했지만,앞으로는 이 같은 절차를 대폭 단순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금까지 휴대폰 메모리에 저장하던 데이터를 USIM에 담으면 휴대폰을 바꿀 때마다 일일이 데이터를 옮기는 불편도 없앨 수 있다. 휴대폰 배터리가 나갔을 때에도 옆사람의 휴대폰에 USIM을 끼워 급한 증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오는 5월께 팬택을 통해 슈퍼 USIM을 탑재한 휴대폰을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바르셀로나(스페인)=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USIM=이동통신 가입자의 전화번호와 개인정보 등을 담은 메모리 카드다. 이통사들은 USIM 정보를 확인해 요금을 부과한다. 예컨대 다른 사람의 휴대폰에 자신의 USIM을 꽂아 통화하면 요금은 자기에게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