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범은 간발의 차이로 역대 첫 스피드스케이팅 500m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 나가시마 게이치로(일본)와 똑같이 1,2차 시기 합계 69초를 기록했다. 하지만 모태범은 69초82,나가시마 게이치로는 69초98을 찍었다. 0.16초 차로 승부가 갈린 것.이상화는 더욱 감질맛나게 금메달을 차지했다. 2위 예니 볼프와는 단 0.05초 차였다.

모태범과 이상화의 금메달을 처음으로 확인한 것은 최첨단 시간 측정기다. 1000분의 1초까지 다투는 경기가 수두룩한 이번 동계올림픽에 첨단 과학기술이 총동원됐다.

동계올림픽 공식 기록 측정을 맡은 오메가사는 초당 2000프레임을 찍는 카메라식 계측기를 마련했다. 주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에 쓰이는 이 측정기는 결승선 부근에 설치된 레이저 장치가 선수들을 감지하면 사진을 찍어 순위 판독을 도와준다.

봅슬레이,루지,스켈레톤 등 썰매 종목은 적외선 측정기로 기록한다. 1998년 나가노대회까지는 레이저 장치를 이용했지만 추운 날씨를 견디지 못하고 서리가 낄 경우 정확성이 떨어져 적외선 방식으로 바꿨다. 파장이 길고 열을 지녀 눈발이나 얼음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적외선의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같은 야외 경기인 스키에서도 적외선 측정기를 사용한다.

야외 장거리 경기인 크로스컨트리나 노르딕에서는 측정기를 선수 신발에 부착한다.

무선 인식 전자태그가 설치된 스키 부츠가 출발선,경기 경로의 특정 지점,결승선 등을 지날 때마다 기록이 계측된다. 종목 특성상 일정 구간의 성적을 매번 기록해야 하고 바이애슬론은 사격이 실패할 때마다 1분이 추가되는 등 시간 계산이 복잡하기 때문에 개인 측정기를 이용한다.

동계올림픽의 모든 계측기의 '기본'은 내구성이다. 눈과 얼음 위에서,영하 40도에서도 정확하게 측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