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국내 주식형 펀드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유입된 금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작년 말 일평균 1422억원에 이르던 펀드 환매가 주가 하락에 따라 이달 들어 422억원으로 축소된 것이 주 원인이라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면도 있다.

펀드의 신규 설정과 해지가 교차하면서 자금이 유입되는 펀드와 그렇지 못한 펀드 간에 수익률 차별화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가 어느 펀드를 선택해 투자하느냐에 따라 개별 종목 선택과 마찬가지로 펀드 간 수익률 격차도 크게 벌어지는 상황이다.

우량한 펀드의 첫째 조건은 펀드로 자금이 꾸준히 들어와야 한다는 것.자금 유입 여부는 펀드 운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자금 유출이 지속되는 펀드는 시장 상황 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렵다. 올해와 같이 글로벌 변수에 따라 주식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 환매 압력에 시달리는 펀드는 주식을 지속적으로 팔아야 하기 때문에 시장의 주도주를 담기 어렵다.

또 시장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포트폴리오가 망가질 위험이 높아진다. 그러나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는 펀드는 주가 변동을 투자 기회로 삼을 수 있을 뿐 아니라,시장의 주도주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어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다.

둘째, 이익 성장률이 높은 기업들을 많이 편입하고 있는 펀드가 좋은 펀드다. 최근 2년간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종목 포트폴리오와 투자 성과를 분석해 본 결과 이익 증가율이 높은 기업을 많이 보유한 펀드가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올 증시는 국면상 실적장세에 해당한다. 실적장세는 기업의 실적에 따른 종목 간 주가 차별화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결국 이익이 좋은 기업에 많이 투자한 펀드가 상대적으로 벤치마크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펀드가 표방한 운용 철학을 꾸준히 준수하는 펀드를 골라야 한다. 많은 펀드들이 자신들만의 운용 철학이 있음을 강조하지만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표방하는 투자 철학과 맞지 않는 행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펀드일수록 단기 수익률은 좋을지 모르지만 장기적 수익률은 좋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장 sj.oh@youfir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