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통화긴축 아니다"…월가 "출구로 화살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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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할인율 0.25%P 인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8일 재할인율을 연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올린 조치는 출구전략을 이행하기 위한 전 단계로 보인다. FRB는 금융위기 때 수습책으로 내놓은 비정상적인 조치를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출구전략 이행에 준비하라는 시그널로 비쳐졌다. 이날 미 국채수익률이 상승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등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예상보다 빠른 행보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지난 10일 의회에 제출한 출구전략 서면답변서에서 "머지않아(before long) 재할인율과 기준금리 사이의 금리격차를 줄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머지않아'라는 기간은 결국 8일이었다.
FRB는 발표문에서 "재할인율 인상은 금융시장 여건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시중은행들의 자금 조달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가 깊어졌을 당시 시중은행들이 FRB의 재할인창구를 통해 긴급하게 빌려간 자금은 1000억달러를 웃돌았다. 당시 은행들은 서로의 부실규모가 두려워 자금을 빌려주지 않는 신용경색이 심각했다. 그랬던 FRB 재할인창구 대출규모가 지난 17일 현재 150억달러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재할인율 인상 효과
FRB는 위기 이전에 재할인율과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 간의 차이를 1%포인트로 유지해 운용했다. 기준금리가 변동할 때마다 이 차이를 뒀다.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인 2008년 12월 기준금리와 재할인율 격차를 0.25%포인트로 축소했다. 긴급자금을 빌려주기 위해 먼저 재할인율 인하를 통해서였다.
이번 조치로 일단 두 금리 간의 격차를 0.5%포인트로 확대했으니 앞으로 현행 기준금리(0~0.25%)와 정상적인 1%포인트 차이를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0.5%포인트를 더 인상할 여지가 남았다. FRB는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할인율이 인상되더라도 당장 기업과 가계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할인창구를 이용할 은행이 생길 경우 대출금리가 일부 인상되는 압박을 줄 전망이다.
◆'베이비 스텝'이지만…
재할인율 인상은 '베이비 스텝(baby step)'이나 출구전략 이행으로 가는 정지작업이라는 전망이 많다. FRB는 버냉키 의장이 말한 대로 "광범위한 통화긴축을 의미하는 시그널이 아니다"고 재차 밝혔으나 시장의 반응은 예민했다.
이날 FRB는 주식시장이 마감한 뒤 재할인율 인상을 발표했으나 주식선물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은 장중에 전날보다 0.07%포인트 오른 3.81%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는 주택담보대출과 각종 소비자 대출의 기준이 된다. 유로화당 달러 환율은 1.3535달러로 하루 전인 1.3598달러보다 하락세를 보여 달러가치가 9개월여 만에 최고였다.
크리스토퍼 루프키 도쿄-미쓰비시은행의 이코노미스트는 "FRB가 재할인율 인상은 기술적인 조치이고 통화긴축 조치가 아니라고 하루종일 떠들었지만 시장은 (출구전략) 화살이 시위를 떠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다시 주목되는 버냉키 입
FRB가 다음에 어떤 조치를 내놓을지 여부는 다시 버냉키의 입을 통해 가늠할 수 있게 된다. 그는 오는 24일과 25일 각각 하원과 상원 청문회에서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FRB와 버냉키는 누차 기준금리를 제로상태로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고 얘기해 왔으나 재할인율 인상에 이어 현행 연 0.25%인 초과지준금 금리도 상황을 봐서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시장에 큰 쇼크를 주는 탓에 은행들이 FRB에 맡기는 초과지준금의 금리를 인상하는 중간과정을 거칠 경우 본격적인 출구찾기가 시작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 재할인율과 기준금리=재할인율은 단기자금 시장에서 돈을 구하지 못한 시중은행들이 FRB로부터 긴급히 대출할 때 물어야 하는 금리다. 재할인율의 조정은 기업과 가계대출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기준금리는 시중은행 간 하루짜리 자금을 빌릴 때 적용하는 금리로 대출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연방기금 금리로도 불리며 FRB가 시중 통화량을 조절할 때 사용하는 정책금리다.
◆예상보다 빠른 행보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지난 10일 의회에 제출한 출구전략 서면답변서에서 "머지않아(before long) 재할인율과 기준금리 사이의 금리격차를 줄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머지않아'라는 기간은 결국 8일이었다.
FRB는 발표문에서 "재할인율 인상은 금융시장 여건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시중은행들의 자금 조달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가 깊어졌을 당시 시중은행들이 FRB의 재할인창구를 통해 긴급하게 빌려간 자금은 1000억달러를 웃돌았다. 당시 은행들은 서로의 부실규모가 두려워 자금을 빌려주지 않는 신용경색이 심각했다. 그랬던 FRB 재할인창구 대출규모가 지난 17일 현재 150억달러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재할인율 인상 효과
FRB는 위기 이전에 재할인율과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 간의 차이를 1%포인트로 유지해 운용했다. 기준금리가 변동할 때마다 이 차이를 뒀다.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인 2008년 12월 기준금리와 재할인율 격차를 0.25%포인트로 축소했다. 긴급자금을 빌려주기 위해 먼저 재할인율 인하를 통해서였다.
이번 조치로 일단 두 금리 간의 격차를 0.5%포인트로 확대했으니 앞으로 현행 기준금리(0~0.25%)와 정상적인 1%포인트 차이를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0.5%포인트를 더 인상할 여지가 남았다. FRB는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할인율이 인상되더라도 당장 기업과 가계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할인창구를 이용할 은행이 생길 경우 대출금리가 일부 인상되는 압박을 줄 전망이다.
◆'베이비 스텝'이지만…
재할인율 인상은 '베이비 스텝(baby step)'이나 출구전략 이행으로 가는 정지작업이라는 전망이 많다. FRB는 버냉키 의장이 말한 대로 "광범위한 통화긴축을 의미하는 시그널이 아니다"고 재차 밝혔으나 시장의 반응은 예민했다.
이날 FRB는 주식시장이 마감한 뒤 재할인율 인상을 발표했으나 주식선물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은 장중에 전날보다 0.07%포인트 오른 3.81%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는 주택담보대출과 각종 소비자 대출의 기준이 된다. 유로화당 달러 환율은 1.3535달러로 하루 전인 1.3598달러보다 하락세를 보여 달러가치가 9개월여 만에 최고였다.
크리스토퍼 루프키 도쿄-미쓰비시은행의 이코노미스트는 "FRB가 재할인율 인상은 기술적인 조치이고 통화긴축 조치가 아니라고 하루종일 떠들었지만 시장은 (출구전략) 화살이 시위를 떠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다시 주목되는 버냉키 입
FRB가 다음에 어떤 조치를 내놓을지 여부는 다시 버냉키의 입을 통해 가늠할 수 있게 된다. 그는 오는 24일과 25일 각각 하원과 상원 청문회에서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FRB와 버냉키는 누차 기준금리를 제로상태로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고 얘기해 왔으나 재할인율 인상에 이어 현행 연 0.25%인 초과지준금 금리도 상황을 봐서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시장에 큰 쇼크를 주는 탓에 은행들이 FRB에 맡기는 초과지준금의 금리를 인상하는 중간과정을 거칠 경우 본격적인 출구찾기가 시작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 재할인율과 기준금리=재할인율은 단기자금 시장에서 돈을 구하지 못한 시중은행들이 FRB로부터 긴급히 대출할 때 물어야 하는 금리다. 재할인율의 조정은 기업과 가계대출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기준금리는 시중은행 간 하루짜리 자금을 빌릴 때 적용하는 금리로 대출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연방기금 금리로도 불리며 FRB가 시중 통화량을 조절할 때 사용하는 정책금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