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KISA 원장ㆍ김흥남 ETRI 원장이 본 MWC..."무선인터넷 잠재력 우리가 더 커"

"MWC는 벽 하나 사이를 놓고 어쩌면 전시장 안과 밖이 너무 다르더군요."(김희정 원장)
"한국 모바일 IT는 실력에 비해 제대로 인정을 못 받는 것이 아쉽습니다."(김흥남 원장)

한국 무선인터넷 정책의 전략과 연구개발을 주관하는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김희정 원장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흥남 원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Mobile World Congress)를 참관한 뒤 18일(현지시간) 오히려 한국 무선인터넷의 잠재력이 크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들 두 김 원장은 이 같은 잠재력을 발현하기 위해서는 개방에 바탕을 둔 상생 전략을 주문했다.

김희정 KISA 원장은 MWC 전시장 안에는 첨단 무선인터넷 기기와 기술로 미래의 변화를 가장 앞서 예고하지만, 전시장 밖에만 나오면 오히려 무선인터넷 환경이 한국에 비해 뒤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호텔에서 방송 기자들이 MWC 촬영 영상 1개를 보내느라 거의 밤을 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도 그렇고 전시장 안과 밖이 너무 다르더군요."

바르셀로나는 이번 MWC 전시회만으로 5만명 이상이 찾았고 시내 웬만한 호텔이 100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국제 전시회가 큰 돈벌이가 되지만, 정작 무선인터넷 환경은 좋지 못했다.

김 원장은 오히려 한국이 무선인터넷 인프라가 더욱 잘돼 있고 관심도도 높기 때문에 MWC 같은 국제 전시회를 한국에서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흥남 ETRI 원장은 이번 MWC에서 첫선을 보인 삼성전자의 독자 운영체제(OS) `바다' 탑재 스마트폰 `웨이브'에 대해 "아이폰 보다 2배 이상 바른 CPU 칩이 들어갔다"며 빠른 연산처리 속도 등에 대해서 후한 점수를 줬다.

김 원장은 모바일 혁명을 설명하면서 "네트워크 위에 단말,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이 차례로 들어가고 맨 밑에 칩이 들어간다"며 "우리나라는 그 4개의 레이어(Layer, 층)를 보면 각자는 잘하지만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텔 칩이 들어가는 기기에는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라는 표시가 돼있어 누구나 인텔 칩이 들어갔다는 것을 알지만, 삼성 칩이 들어간 것은 `삼성 인사이드'를 모른다며 전략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우리가 네트워크, 단말, 플랫폼, 칩, 애플리케이션 등 각각의 것들을 엮어서 보배로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기업들이 개방형 앱스토어를 공동으로 구축하는 등 무선 에코시스템을 가장 먼저 해야 하고 또한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정 KISA 원장도 같은 맥락으로 "이번 MWC에서 가장 중요하게 대두한 것은 개방과 상생"이라며 "모바일 혁명은 특정 개인이나 기업이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세력화'돼야 한다"며 우리나라에 두터운 `모바일 제너레이션(Mobile Generation)' 형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또 국내 기업들의 해외 시장 동반 개척의 필요성도 지적했다.

"브로드밴드, 단말기, 와이브로 등 특정 기술과 장비가 따로 갈 것인 아니라 전체적인 모바일 종합컨설팅 개념으로 나가야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MWC를 통해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연합뉴스) 박창욱 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