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스케이트 날 차올리기'(날차기)에 따라 금메달 희비가 갈리고 있다.

지난 17일(한국시간) 이상화(21 · 한국체대)가 딴 금메달은 날차기 효과를 톡톡히 본 경우다.

날차기는 결승선에 들어오는 순간 스케이트 앞쪽 날을 앞으로 차듯이 들어올려 기록을 최대한 단축하는 방법이다. 이번 올림픽부터 결승선 측면에서 사진을 찍어 기록을 재는 '포토 피니시 방식'이 도입됐다.

이상화는 500m 2차시기 때 결승선을 통과하기 직전 왼쪽 다리를 힘껏 차올렸고,'라이벌' 예니 볼프(독일)도 발을 들어올리며 먼저 들어왔다. TV 화면상에서는 이상화가 0.03초 이상 뒤진 것으로 나타났지만,사진 판독 결과 0.012초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결국 이상화가 1 · 2차 레이스 합계에서 0.05초 차로 앞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지난해부터 캐나다 선수들이 활용한 날차기 기술은 기록 단축 효과가 커 순식간에 대부분의 나라로 퍼졌다. 김관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은 "날차기에 따라 0.04~0.05초를 단축할 수 있다"며 "초반 100m 출발이 늦더라도 날차기에서 만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쇼트트랙에서는 결승선을 지나면서 '날 들이밀기'(날밀기)를 한다.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 때 김동성과 전이경이 선보이며 금메달을 딴 기술이다. 쇼트트랙에서는 빙판에 설치한 센서의 판독으로 순위를 정하기 때문에 날이 빙판에서 떨어지면 기록 측정이 되지 않는다.

이와 함께 결승선을 통과할 때 날이 떠 있으면 실격 처리한다. 몸싸움이 치열한 쇼트트랙에서 날을 잘못 들 경우 부상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