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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은 성적순이 아닙니다. 학생들의 내면에 잠재된 가능성과 창의성을 끌어내 진정한 예술작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 대학의 지향점입니다. "

국내 유일의 디자인예술 대학인 계원디자인예술대학(총장 김영기 www.kaywon.ac.kr)이 2010년 신입생 전원을 수시전형으로 선발해 화제다. 전문대학으로선 첫 번째 시도.

'창의성 중심 교육'을 지향하는 계원예대는 올해 미술전공 신입생 1200명 전원을 수시로 뽑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유형식의 포트폴리오와 심층면접으로 선발됐으며,나머지 30%는 포트폴리오 없이 심층면접과 학생부 전형으로만 뽑혔다. 신입생 전원에게는 입학 전 사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실기 위주의 선발 패턴에서 벗어나 이같이 입시를 새롭게 '디자인'한 이유는 무엇일까.

"예술가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아니에요.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예술가지요. 성적에 맞춰 학교를 선택하는 그런 학생이 아니라,예술적으로 사고하고 우리 대학에 입학하길 진정으로 원하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긴 대화(심층면접)를 나눴습니다. "

변화의 중심에는 김영기 총장이 있다. 지난해 계원예대 총장으로 취임한 그는 88서울올림픽의 상징인 호돌이를 디자인한 '산업디자인의 살아있는 역사'다. 지하철 9호선 25개 역사도 그의 아트디렉션 작업이다. 입시도 이제 '변화'가 아니라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그가 신입생 선발과정에서 요구한 것은 일명 '개념(Concept)' 포트폴리오다. 말 그대로 형식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는 창작 포트폴리오를 말한다. 개념 포트폴리오는 미술을 잘하는 학생보다 미술적으로 사고하는 학생에게 유리하다는 게 김 총장의 생각이다. 그는 "우리나라 대학입시는 고등교육을 정상화하지 못할 뿐더러 청소년의 인격완성에도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변화가 아닌 '개혁'이 필요하다"고 입시제도 변경의 이유를 들었다.

계원예대가 신입생 전원을 수시로 선발한 것은 4년제 대학보다 우수한 학생을 뽑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국내 최고 디자인스쿨을 자부하는 계원예대는 교육과학기술부 '전문대학 우수특성화대학'에 9년 연속 선정됐으며,올해 학과제를 없애고 5개 군(아트 앤 플레이,비주얼 다이얼로그,라이프스타일,휴먼 스페이스,디지털 콘텐츠)으로 학과를 통합,원하는 수업에 선택적으로 참여한 후 전공을 학생 자신이 결정하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김 총장은 올해 입시결과에 큰 만족을 표한다. 새로운 입시 제도를 통해 단순히 성적과 스킬이 아닌 감성(Art)과 이성(Science)이 균형 잡힌 인재를 뽑았다는 게 김 총장의 확신이다. 전문대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예술 흐름을 이끌 수 있는 디자이너를 육성하는 계원예대의 혁신 스토리가 주목받고 있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