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유소의 《인물지》에 담긴 각각의 주제에 맞게 중국의 영웅 고사를 배치해 설명하고 있다. 이 한 권의 책을 읽고 나면 인재에 대한 유소의 철학뿐 아니라 100명 넘게 등장하는 중국의 인물을 통해 중국통사를 한 번 독파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수없이 많이 등장하는 중국의 인물들을 《인물지》의 원리에 맞게 배치하고 재해석한 저자의 치밀함이 참으로 놀라울 뿐이다.
이 책은 역사 속의 오래된 고전에 머무르지 않는다. 고전이 의미가 있는 것은 현대적인 울림이 있을 때라고 한다. 책 표지에 쓰여져 있는 것처럼 《인물지》는 당 태종 이세민이나 강희제,주원장 등 역대 황제들의 인사교과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읽어보면 절대 군주에게만 이 책이 유용한 것은 아닐 것이다.
5장 <재능>편에서는 '사람의 재질에는 각기 적합한 일이 있는 것이지,단지 작음으로 개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릇 사람의 재질이 다르기 때문에 그 재능도 각기 차이가 있다'고 하면서 재질과 재능에 따라 어떤 일이 더 적합한지 그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군주의 재능과 신하의 재능이 다름을 보여준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인재는 적시(適時)와 적재(適材)의 합(合)'이라고 말하고 있다.
읽다보면 자칫 "능력이 있으면 도덕적인 하자가 있어도 상관없다"는 조조의 말처럼 능력지상주의로 흐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시는 난세였으며 수많은 이들이 군웅할거하던 시대였다. 그러한 시대에 나온 《인물지》가 거의 2000년 동안 중국 통치자들의 손을 거쳐 지금의 우리에게까지 읽히는 것은 결국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방증이다. 사람을 얼마나 중시해야 하는가에 대한 큰 울림이 이 책의 핵심인 것이다. 초한쟁패의 치열한 싸움에서 승리한 유방이 스스로 천하를 얻은 이유를 밝힌 대목이 책을 덮고 나서도 계속해서 가슴에 남는다.
'나는 장량,소하,한신이라는 걸출한 인재를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천하를 차지할 수 있었지만 항우는 범증이라는 인재가 있었으나 그를 쓰지 못해 결국 패했다. '
홍준표 한솔PNS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