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이 해외 자원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종합상사 GS글로벌(옛 쌍용)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유연탄광 확보를 추진 중이다. GS칼텍스는 21일 방글라데시 광구 개발 참여 프로젝트를 확정,보유 원유 광구 수를 13개로 늘렸다.

◆방글라데시 원유 개발 참여

GS칼텍스는 이날 방글라데시의 육상 탐사광구인 '블록7' 개발에 참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블록7 광구의 지분 90%를 갖고 있던 미국의 석유메이저 셰브론(Chevron)으로부터 45%의 지분을 인수키로 했다. 광구의 총 면적은 7500㎢로 올 하반기부터 시추를 시작한다.

GS칼텍스는 최근 원유를 발견한 캄보디아,태국과 탐사를 진행 중인 베트남에 이어 방글라데시에도 진출함으로써 해외 자원개발사업 영역을 넓히게 됐다. 2003년 첫 원유 개발에 나선 이후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GS그룹의 원유 광구는 GS칼텍스 6개,㈜GS 7개를 포함해 총 13개로 늘어났다.

GS그룹은 그동안 SK,LG,삼성 등에 비해 자원 개발과 관련해 열세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보유 광구가 원유에만 편중돼 포트폴리오가 다양하지 못한 데다 진출 지역도 대부분 아시아에 국한돼 있어서다.

이에 비해 SK에너지는 1983년부터 자원 개발에 나서 16개국,34개 광구에서 원유 탐사 및 개발 · 생산을 진행 중이다.

LG와 삼성그룹은 종합상사 조직을 통해 해외에서 자원 개발 기회를 넓히고 있다. LG상사는 원유,가스,유연탄을 포함해 총 19개 광구를 갖고 있으며 직접 운영하는 곳도 있다. 삼성물산은 멕시코만에서 생산 유전 지분을 인수하는 등 9개 광구에 지분을 갖고 있다. 태양광 발전 분야에선 미국 캘리포니아와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따낼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때는 무르익었다"

이 같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GS그룹은 최근 6개월간 중대 행보를 내디뎠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자원 확보의 핵심 요소는 돈과 정보"라며 "GS가 공들인 것도 이 두 가지"라고 지적했다. 종합상사(GS글로벌)를 인수해 정보의 흐름을 장악하기 시작했고,기존 현금에다 GS백화점 및 마트 매각 대금까지 포함해 보유 현금을 4조원대로 늘렸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올해 GS그룹이 자원 개발 '4강' 진입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GS글로벌이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느냐다. 이와 관련,GS글로벌은 최근 자원개발협회에 가입해 공식 데뷔를 선언했다. 올 초 임원 인사를 통해 LG상사 출신 자원 개발 전문가를 전무로 영입하기도 했다.

GS글로벌 관계자는 "유연탄광 개발을 시작으로 바이오 에너지 등 그린 자원 분야로도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와 관련한 중 · 장기 계획을 오는 6월께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GS글로벌은 중국,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인수 가능성이 있는 유연탄광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 에너지 분야에선 신 · 재생에너지 관련 전담 조직을 갖고있는 GS칼텍스 등과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올 초 "캄보디아,태국,베트남 등 아시아에 편중된 데서 벗어나 중앙아시아와 중동에서도 새로 자원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그룹들도 종합상사를 통해 자원 개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GS글로벌의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원유 중심의 GS칼텍스와 광물 중심의 GS글로벌이 GS그룹 자원개발 사업의 쌍두마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동휘/이정선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