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맥스메이커스 한국대표 "홍보따로 규제따로가 외국인 투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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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딜레마'펴낸 지한파
"한국인들은 그동안 '위기극복의 달인(crisis masters)'임을 스스로 입증해 보였습니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는 한국이 아시아와 세계에서 우뚝 서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
타릭 후세인 스위스 맥스메이커스 컨설팅 한국지사 대표(사진)는 대표적인 지한파 경제인이다. 파키스탄계 독일인인 그는 1995년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며 '나쁜 사마리아인' 등으로 유명한 장하준 교수의 강연을 들었다. 한국의 경제성장 과정에 '꽂힌' 그는 1997년 연고도 없는 한국에 와 경영컨설팅사 부즈앨런앤해밀턴 한국지사에서 9년간 컨설턴트로 일했다.
그가 다른 지한파 인사들과 달리 주목받는 이유는 2006년 출간한 '다이아몬드 딜레마' 때문.한국을 잘 다듬어지기 전의 다이아몬드에 비유한 이 책은 한국 경제의 강점과 약점을 외국인 경영전문가의 시각에서 풀어냈다. 그는 "한국이 다이아몬드로 빛나려면 위계질서와 연공서열 문화를 바꾸고 사회갈등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G20 정상회의 개최 등 굵직한 행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후세인 대표를 만나 한국 경제가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물었다. 그는 "올해는 한국이 그간 겪어온 인지도 문제를 해결할 기회"라고 답했다. "중국과 일본의 그늘에 가려온 한국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동북아 주도권을 쥐기 좋다"는 얘기다. 그는 "한국은 열려 있고(open),민주화돼 있고(democratic),활력이 넘치는(dynamic) 나라"라며 "보호주의가 만연하는 상황에서 미국 · 유럽연합(EU)과 FTA를 체결한 개방경제의 나라라는 점을 홍보하면 좋은 비즈니스 기회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비즈니스 단계에서 투자자를 실망시키는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들과 얘기해보면,한국이 국제행사를 치를 때 홍보하던 것과 달리 비즈니스를 할 때는 규제가 너무 많고 한국기업에 비해 장벽이 높다고 불평한다"는 것.그는 "실제 외국인들의 투자 과정에서 겪게 되는 불편에 대해 사후 관리를 잘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세인 대표는 또 국내 기업들이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창의적 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의 경우 그 문화와 경영기법이 일본을 제외한 모든 아시아 지역의 기업에 롤 모델이 되고 있고 이는 대단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해외 언론도 한국을 보기 위해 삼성을 본다"는 것."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관리의 삼성'으로 표상되는 기업 내 위계질서를 벗어나는 창의적 조직으로 틀을 바꿔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아울러 "대기업과 '갑 · 을 관계'에 묶여 희생을 요구받은 중소기업들이 정부와 은행 투자자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국 경제가 다이아몬드처럼 빛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인 아내와 결혼해 네 아이의 아빠가 된 후세인 대표는 현재 부동산개발업체 스위스 맥스메이커스컨설팅에 몸담고 있다. '한국의 녹색성장'을 상징하는 모델이 되는 친환경 도시를 개발하는 것이 지금 그의 목표다. 그는 "한국 정부가 녹색성장을 차세대 동력으로 삼은 것은 탁월한 선택이지만,한국 기업들은 친환경 분야에서 어떤 기회가 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중동 아부다비의 마스다르 시티처럼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도시를 국내 기업들과 함께 만들어 보고 싶다"는 게 그의 희망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타릭 후세인 스위스 맥스메이커스 컨설팅 한국지사 대표(사진)는 대표적인 지한파 경제인이다. 파키스탄계 독일인인 그는 1995년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며 '나쁜 사마리아인' 등으로 유명한 장하준 교수의 강연을 들었다. 한국의 경제성장 과정에 '꽂힌' 그는 1997년 연고도 없는 한국에 와 경영컨설팅사 부즈앨런앤해밀턴 한국지사에서 9년간 컨설턴트로 일했다.
그가 다른 지한파 인사들과 달리 주목받는 이유는 2006년 출간한 '다이아몬드 딜레마' 때문.한국을 잘 다듬어지기 전의 다이아몬드에 비유한 이 책은 한국 경제의 강점과 약점을 외국인 경영전문가의 시각에서 풀어냈다. 그는 "한국이 다이아몬드로 빛나려면 위계질서와 연공서열 문화를 바꾸고 사회갈등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G20 정상회의 개최 등 굵직한 행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후세인 대표를 만나 한국 경제가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물었다. 그는 "올해는 한국이 그간 겪어온 인지도 문제를 해결할 기회"라고 답했다. "중국과 일본의 그늘에 가려온 한국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동북아 주도권을 쥐기 좋다"는 얘기다. 그는 "한국은 열려 있고(open),민주화돼 있고(democratic),활력이 넘치는(dynamic) 나라"라며 "보호주의가 만연하는 상황에서 미국 · 유럽연합(EU)과 FTA를 체결한 개방경제의 나라라는 점을 홍보하면 좋은 비즈니스 기회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비즈니스 단계에서 투자자를 실망시키는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들과 얘기해보면,한국이 국제행사를 치를 때 홍보하던 것과 달리 비즈니스를 할 때는 규제가 너무 많고 한국기업에 비해 장벽이 높다고 불평한다"는 것.그는 "실제 외국인들의 투자 과정에서 겪게 되는 불편에 대해 사후 관리를 잘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세인 대표는 또 국내 기업들이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창의적 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의 경우 그 문화와 경영기법이 일본을 제외한 모든 아시아 지역의 기업에 롤 모델이 되고 있고 이는 대단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해외 언론도 한국을 보기 위해 삼성을 본다"는 것."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관리의 삼성'으로 표상되는 기업 내 위계질서를 벗어나는 창의적 조직으로 틀을 바꿔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아울러 "대기업과 '갑 · 을 관계'에 묶여 희생을 요구받은 중소기업들이 정부와 은행 투자자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국 경제가 다이아몬드처럼 빛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인 아내와 결혼해 네 아이의 아빠가 된 후세인 대표는 현재 부동산개발업체 스위스 맥스메이커스컨설팅에 몸담고 있다. '한국의 녹색성장'을 상징하는 모델이 되는 친환경 도시를 개발하는 것이 지금 그의 목표다. 그는 "한국 정부가 녹색성장을 차세대 동력으로 삼은 것은 탁월한 선택이지만,한국 기업들은 친환경 분야에서 어떤 기회가 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중동 아부다비의 마스다르 시티처럼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도시를 국내 기업들과 함께 만들어 보고 싶다"는 게 그의 희망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