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아프가니스탄 연합군은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 마르자 대공세 8일째인 20일 격렬하게 저항하는 탈레반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며 점령지역을 확대했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연합군은 탈레반 본부로 추정되는 건물을 접수했다. 마르자 중심부를 장악한 미 해병대는 퇴각하는 탈레반을 뒤쫓아 남쪽으로 향하던 중 버려진 벙커와 흙벽돌 건물 한 채를 발견했다. 이 건물에서는 탈레반이 발급한 신분증,탈레반 공문서 양식지,탈레반 정부 관인,훈련소 수료증 등이 발견됐다. 작전을 주도한 해병대 조슈아 윈프리 대위는 "탈레반이 수적인 열세로 화력 대결에서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마르자에는 나토군에게 훈련받은 아프간 특수 경찰부대 400명이 시내 곳곳에 배치됐다.

경찰 사령관인 무하마드 카젬은 주민들과 만나 "우리는 이 도시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왔다"며 질서 유지를 약속했다. 치안 확보를 통해 지역 민심을 얻고 탈레반의 복귀를 막는 동시에 아프간 정부의 행정력을 복원하기 위한 절차가 본격화됐다.

연합군은 탈레반의 완강한 저항에도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라는 교전 수칙을 지키느라 전진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나토군은 "탈레반이 포위된 마르자 북동쪽과 서부 지역 등에서 전투가 힘겹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황을 설명했다.

나토군 사령관들은 '무시타라크(다함께)' 작전의 완전한 승리를 위해선 3주가 더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탈레반 저격수들의 공격과 숨겨진 폭발물로 인한 연합군 측의 피해도 늘고 있다.

연합군 측은 지난 19일 6명이 추가로 사망하며 전사자가 작전 개시 후 12명으로 늘었다. 탈레반 반군은 120명가량 사살된 것으로 추정된다.

교전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가 최소 16명으로 늘어나면서 아프간 정부가 강력히 항의하고 나섰다.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은 20일 "나토군이 민간인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민간인 사망자가 전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네덜란드는 이날 아프간 주둔군의 파병기간 연장을 놓고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는 등 갈등을 빚으며 연립정부가 붕괴됐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