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M&A포기가 주가에 호재"…STX·효성 등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STX그룹주가 대우건설 인수포기 발표에 22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이라는 대형 건설사 인수·합병(M&A)에 따른 자금부담 우려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과거 효성과 한화가 각기 하이닉스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M&A 포기 의사를 밝혔을 때도, 시장은 이를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였다. 무리한 M&A보다는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STX그룹주, 동반 급등…'대우건설 인수 포기'
STX는 이날 "대우건설 인수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대우건설 인수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발표한 지 닷새만의 철회결정이다.
시장은 STX의 대우건설 인수 포기 결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STX가 전주말보다 950원(6.11%) 오른 1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비롯, STX엔진(7.65%) STX팬오션(7.17%) STX조선해양(4.35%) STX엔파코(3.69%) 등 다른 STX그룹주들도 동반 상승세다.
이같은 상승은 시장이 M&A로 인한 경쟁력 강화보다 대규모 자금 유출에 대한 부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STX가 대우건설 인수의사를 밝힌 17일 STX그룹주의 주가는 2~5% 가량 급락했었다.
지난해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 포기에 대해서도 시장은 박수를 보냈다. 효성의 주가는 2009년 9월22일 하이닉스 인수 의사를 밝힌 뒤 하락을 거듭했다. 10만원 넘었던 주가는 6만원대로 내려앉았다. 효성이 하이닉스를 인수할만한 자금적 여력이 부족한 데다, 인수가 성사된다고 해도 두 회사의 주력사업이 달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없다는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효성이 하이닉스 인수의향서를 단독으로 제출한 날부터 대규모 지분 매도에 나서, 시장의 우려를 증폭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효성이 하이닉스 인수 결정을 철회한 11월12일, 효성의 주가는 전날보다 14.80%나 치솟았다. KTB투자증권, KB투자증권, 현대증권, HMC투자증권 등의 증권사들은 다음날 하이닉스 인수라는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며 '매수'의견으로 효성의 분석을 재개했다.
지난해 1월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M&A 무산도 한화그룹의 주가에는 오히려 호재였다. M&A 무산으로 인수자금 조달에 따른 금융비용 절감과 부채비율 하락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규모 M&A 시장 반응 냉담…무리한 자금조달 없어야"
전문가들은 이제 시장은 예전과 같이 대규모 M&A에 무조건 박수를 보내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휴유증을 겪고 있는 시장에서 환영을 받으려면, 무리한 자금조달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규모 M&A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것보다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게 낫다는 것"이라며 "IMF 이후 금융사들을 제외하고 대규모 M&A로 인한 경쟁력 강화 효과가 시장에서 부각된 적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강영일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사태를 겪기 전 우리는 거의 모든 M&A에 박수를 보냈지만, 경제위기를 겪고 난 지금 각 그룹의 실적은 뚜렸이 구분됐다"며 "금호, 두산, STX, S&T그룹 등이 M&A로 성장했지만 과도한 외부 차입금을 끌어들이지 않고 절제된 M&A를 한 S&T그룹이 가장 성공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과거 효성과 한화가 각기 하이닉스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M&A 포기 의사를 밝혔을 때도, 시장은 이를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였다. 무리한 M&A보다는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STX그룹주, 동반 급등…'대우건설 인수 포기'
STX는 이날 "대우건설 인수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대우건설 인수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발표한 지 닷새만의 철회결정이다.
시장은 STX의 대우건설 인수 포기 결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STX가 전주말보다 950원(6.11%) 오른 1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비롯, STX엔진(7.65%) STX팬오션(7.17%) STX조선해양(4.35%) STX엔파코(3.69%) 등 다른 STX그룹주들도 동반 상승세다.
이같은 상승은 시장이 M&A로 인한 경쟁력 강화보다 대규모 자금 유출에 대한 부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STX가 대우건설 인수의사를 밝힌 17일 STX그룹주의 주가는 2~5% 가량 급락했었다.
지난해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 포기에 대해서도 시장은 박수를 보냈다. 효성의 주가는 2009년 9월22일 하이닉스 인수 의사를 밝힌 뒤 하락을 거듭했다. 10만원 넘었던 주가는 6만원대로 내려앉았다. 효성이 하이닉스를 인수할만한 자금적 여력이 부족한 데다, 인수가 성사된다고 해도 두 회사의 주력사업이 달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없다는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효성이 하이닉스 인수의향서를 단독으로 제출한 날부터 대규모 지분 매도에 나서, 시장의 우려를 증폭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효성이 하이닉스 인수 결정을 철회한 11월12일, 효성의 주가는 전날보다 14.80%나 치솟았다. KTB투자증권, KB투자증권, 현대증권, HMC투자증권 등의 증권사들은 다음날 하이닉스 인수라는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며 '매수'의견으로 효성의 분석을 재개했다.
지난해 1월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M&A 무산도 한화그룹의 주가에는 오히려 호재였다. M&A 무산으로 인수자금 조달에 따른 금융비용 절감과 부채비율 하락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규모 M&A 시장 반응 냉담…무리한 자금조달 없어야"
전문가들은 이제 시장은 예전과 같이 대규모 M&A에 무조건 박수를 보내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휴유증을 겪고 있는 시장에서 환영을 받으려면, 무리한 자금조달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규모 M&A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것보다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게 낫다는 것"이라며 "IMF 이후 금융사들을 제외하고 대규모 M&A로 인한 경쟁력 강화 효과가 시장에서 부각된 적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강영일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사태를 겪기 전 우리는 거의 모든 M&A에 박수를 보냈지만, 경제위기를 겪고 난 지금 각 그룹의 실적은 뚜렸이 구분됐다"며 "금호, 두산, STX, S&T그룹 등이 M&A로 성장했지만 과도한 외부 차입금을 끌어들이지 않고 절제된 M&A를 한 S&T그룹이 가장 성공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