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독점하고 있는 전기 판매 분야를 민영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산업연구원은 22일 '스마트그리드 · 배출권거래제 도입에 따른 전력산업 선진화 방안' 보고서에서 전력산업에 실질적 경쟁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민영화된 복수의 전력회사가 발전과 판매를 동시에 담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금처럼 한전이 송전망과 전력 판매를 독점하고 한전의 5개 자회사가 발전을 담당하는 구조로는 제대로 된 경쟁이 어렵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이를 위해 "전기사업의 사업종류별 겸업을 제한하고 있는 전기사업법 7조3항을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공공기관 선진화 논의 시 전력산업의 판매 부문에서 경쟁체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전력산업구조개편안(1999년)은 발전 부문을 분리해 매각하고 배전 및 판매 부문 분할을 통해 도 · 소매 경쟁을 확대시키는 것이었지만 이번 개편 방안은 판매시장에 경쟁을 도입해 소매 경쟁을 촉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이어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가 도입되더라도 현재와 같이 한전이 판매 부문을 독점하는 체제로는 경제적 후생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며 "판매 부문 경쟁 도입은 전력 공급 신뢰도를 높이고 전기요금을 안정화시킨다"고 덧붙였다.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과 전력시장을 상호 연계해 발전사가 전력 생산을 위해 고비용의 배출권을 사는 대신 전력거래시장에서 전력을 구입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