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중국인 관광객들이 국내 백화점에서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중국 위안화 강세와 소득 증대로 중국인의 씀씀이가 커지면서 일본인을 제치고 외국인 최대 고객으로 부상한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에서 지난해 1월 일본인과 중국인의 매출 비율은 87대13로 일본인 매출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나 지난달에는 56대44로 비슷해졌다.지난해 12월에는 48대52로 중국인 매출이 처음으로 일본인을 앞서기도 했다.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남대문 시장에 인접한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는 지난해 1월 61대49이던 일본인과 중국인 매출 비율이 올들어선 23대77로 완전히 판도가 달라졌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도 일본인과 중국인 매출 비율이 지난해 1월 67대33에서 지난달에는 50대50으로 같아졌다.지난해초에는 일본인들이 엔고 현상으로 위세를 떨쳤으나 최근 엔화 강세가 수그러들고 중국인 관광객들이 꾸준히 늘면서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중국인들은 주로 명품과 함께 설화수 등 국산 화장품이나 여성복,아동복,홍삼 등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구매하고,1인당 구매액이 일본인보다 2~3배 가량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남윤용 신세계 본점 마케팅팀장은 “중국인은 1인당 구매액이 150만원선이며하루에 1억원 가량 구매하는 큰손들도 종종 있다”며 “특히 중국에서 명품으로 통하는 ‘설화수’를 한번에 10세트 이상 구매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들은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은 다음달부터 중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중국은행연합회카드(인롄카드)로 상품을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롯데백화점 본점은 다음달말까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인기 상품의 할인 쿠폰 등이 들어있는 ‘중국인 고객 전용 리플릿’을 1만부 제작해 배포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