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분양 성수기에 접어드는 3월이 가까워지자 신규 아파트 공급채비에 건설업체들이 바빠지고 있다. 내집마련 계획을 미뤄왔던 수요자들과 주택투자를 준비 중인 투자자들도 올 봄 새로 선보일 아파트 정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올 봄 부동산시장엔 적잖은 변수가 있다. 지난 11일 양도소득세 감면 조치의 만료,지방선거 본격화,2차 보금자리주택 사전 예약 실시 등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수들을 감안할 때 올 봄 주택시장의 관심은 먼저 위례신도시(서울 송파구 · 경기 성남 · 하남)를 중심으로 한 보금자리주택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위례신도시의 인기가 상당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위례신도시는 서울 강남권으로 분류되는 데다 서울에서 사실상 첫 신도시급(총 건립 주택 4만6000채) 택지지구여서 올 상반기 부동산 시장의 최대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달 하순 사전예약공고에 이어 내달부터 일반 청약저축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본격 1차 분양에 들어갈 위례신도시 주택물량은 2400채 규모로 행정구역상 모두 서울 송파구에 위치,큰 인기를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4월 입주자 모집공고가 나올 2차 보금자리주택도 분양시장의 또다른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작년 10월 첫 선을 보인 1차 보금자리주택지구보다 입지여건이 더 뛰어난 곳이 많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의 내곡 · 세곡2지구를 비롯해 부천 옥길,구리 갈매 등 서울 · 수도권 안에서 1급 주택지로 꼽히는 6곳에서 모두 1만4391채 아파트가 나올 전망이다.

보금자리주택을 제외한 일반 분양아파트 물량도 예년 물량을 웃돌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당장 내달 전국에서 분양될 아파트는 총 49개 단지,3만448채(재개발 조합원분 포함 시 3만8579채)에 달한다. 이는 2월 분양예정아파트 1만2495채는 물론 2월11일 양도세 감면 만료를 앞두고 밀어내기 분양이 이어졌던 지난달 1만9648채보다도 훨씬 많은 물량이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팀장은 "이달 11일 양도세 감면 혜택 종료 이후 신규 분양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3월에도 상당한 물량이 새로 공급될 것으로 집계됐다"며 "오는 4~5월이 되면 주택시장의 관심이 온통 2차보금자리주택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아 건설사들이 그 전에 봄 분양에서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기존 주택 매매시장은 전반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사업진척 관련 재료가 있는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일부 가격 변동이 생길 것으로 예상됐다. 함영진 실장은 "지난해 서울 · 수도권 집값의 상당 부분 회복,올해 출구전략 시행 가능성,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으로 기존 주택시장은 소강상태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이런 가운데 이르면 내달 안전진단 결과가 나올 은마아파트,적용 용적률이 결정될 개포지구 등 재료가 있는 재건축 아파트가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재개발 지분거래 시장은 사업초기 단계에 있는 한강변 재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일부 꿈틀거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영진 이사는 "웬만한 뉴타운의 3.3㎡ 지분가격은 3000만원 선,한남뉴타운 등은 최대 6000만원 선까지 올라 재개발 지분거래 시장이 전반적으로 활성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3차 뉴타운지역 가운데 가격상승이 작았던 곳 중심으로 매매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전세시장은 서울 및 대중교통 여건이 좋은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들썩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조민이 팀장은 "봄 부동산시장은 신혼부부 등을 중심으로 이사가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시기이기도 하다"며 "신혼부부 등이 선호하는 마포구 구로구 광진구 등 역세권의 소형 주택 전세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중 · 고교 학군 수요가 아니어서 강남지역 전세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나마 아파트 신규 입주물량이 적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 서울에서는 3월 중 아파트 4775채 입주가 실시된다. 올해 일년 중 가장 많은 물량이다. 경기도에서도 내달 5755채 아파트가 집들이를 한다.

경매시장은 중소형 아파트 및 다가구 · 다세대 주택 등을 중심으로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몇 차례 유찰로 인해 가격이 낮아진 물건 위주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전셋값 상승과 맞물려 소액 · 소규모 주택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가시장 양극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상가투자자들의 선호지역이 서울 강남권,판교신도시,청라지구,수도권 대형아파트 단지 내 상가 등으로 좁혀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