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무료진료와 질병으로 고통받는 세계의 이웃들을 돕는 의료봉사단체인 '라파엘 클리닉'을 방문했는데 이는 한국 평신도들의 선교적 창의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세계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는데 가톨릭 신자들은 '사랑실천의 세계화'를 해야 합니다. 한국의 가톨릭 신자들이 그런 세계화를 이미 하고 있더군요. "

교황청 내 평신도 관련 최고기구인 평신도평의회 의장인 스타니스와프 리우코 추기경(65).오는 8월31일부터 6일간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릴 '아시아 평신도대회' 준비차 방한한 리우코 추기경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평신도들의 역동성에 놀랐다고 말했다.

"아시아평신도대회를 한국에서 여는 것은 1994년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왜 한국이냐고요? 최근 10여년을 돌아보면 한국은 사제 · 수도자 성소(지원자),성인 세례자 수가 모두 늘고 있을 정도로 선교적 역동성이 큽니다. 이는 한국교회가 아시아의 다른 나라 교회와 나눠야 할 게 많다는 걸 뜻하지요. "

교황청이 평신도의 역할에 주목하면서 1950년대 초 처음 열기 시작한 평신도대회는 필요에 따라 대륙별,지역별로 열려 왔다. 올해 서울 대회의 주제는 '오늘의 아시아에서 예수 그리스도 선포하기'.

아시아 25개국 평신도 대표단 200여명이 참석하며 국제적인 평신도 운동단체들도 초청된다.

리우코 추기경은 "인생에서 예수님을 만나는 것보다 더 뜻있고 멋진 일이 있겠는가'라는 교황 베네딕도 16세의 말을 전하면서 "이번 대회는 아시아의 평신도들이 각자의 신앙체험을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오랜 세월 박해를 경험한 한국 평신도들이 종교의 자유가 제한되거나 없는 아시아 30여개국 신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우코 추기경은 "달나라가 아니라 생활의 현장,세상의 중심부에서 살고 있는 평신도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정의와 평화를 촉진하는 사랑의 증인으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랑 실천에는 신자와 비신자의 구분이 없으며 고통받는 이가 누구든 그 안에서 그리스도가 고통받는다고 믿고 그리스도로부터 얻고 깨달은 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만들어진 신》의 저자 리처스 도킨스 등의 무신론 주장에 대해 "현대물리학을 보면 거의 철학에 가까운데 과학과 올바른 관계를 정립하면 신앙은 지식의 영역을 훨씬 더 넓혀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보고 측정할 수 있는 것만 과학이라고 좁게 해석하는 계몽주의적 접근을 비판했다.

2003년부터 장관급인 평신도평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리우코 추기경은 2007년 교황 베니딕토 16세에 의해 추기경에 서임됐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