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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특급' 박찬호(37)가 미국프로야구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는다.

박찬호는 22일 자신이 운영 중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Park 61 피트니스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양키스에 입단하기로 결정했다. 1년간 불펜투수로 뛰면서 기본연봉 120만달러(약 14억원)를 받는 조건이고 성적에 따라 보너스로 30만달러를 더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발 보직을 제안한 시카고 컵스와 양키스를 놓고 고민했다. 역사와 전통이 있고 또 한번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을 수 있는 팀인 양키스를 택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양키스에 패한 뒤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떠나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왔던 박찬호는 양키스에서 새 시즌을 맞게 됐다. 작년 3승3패,평균자책점 4.43을 남긴 박찬호는 특히 중간계투로 변신한 뒤 2승2패,평균자책점 2.52로 맹활약하며 필라델피아가 2년 연속 내셔널리그를 제패하는 데 힘을 보탰다. 그러나 시즌 후 연봉 300만달러를 제시한 필라델피아의 제안을 거부하고 그동안 새 팀을 물색해왔다.

양키스는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팀이다. 통산 27차례나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빅리그를 주름잡는 슈퍼 스타들의 집합소다. 박찬호가 지난해보다 연봉이 100만달러 이상 깎이면서까지 양키스를 택한 것은 첫 우승반지를 얻을 수 있는 팀이라는 점 때문이다.

박찬호가 5년 만에 아메리칸리그에 복귀하면서 같은 리그에 있는 후배 추신수(28 ·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맞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박찬호는 이에 대해 "추신수를 만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무엇을 던져야 홈런을 맞을까라고도 생각했다. 내가 아웃으로 추신수를 잡아도 기분이 좋고,안타나 홈런을 얻어맞아도 기분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17년차를 맞는 박찬호는 양키스가 여섯 번째 팀이다. 1994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데뷔한 박찬호는 2002년 FA로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했고 3년반을 뛴 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했다.

2008년 친정 다저스와 계약해 불펜투수로 극적으로 부활해 제2의 전성기를 열었고 지난해 기본연봉 250만달러에 보너스를 합쳐 최대 500만달러를 받는 조건에 필라델피아로 이적,생애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무대도 밟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120승95패,평균자책점 4.35를 기록 중인 박찬호는 4승만 보태면 일본의 노모 히데오(42)가 보유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아시아 투수 통산 최다승도 갈아치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