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투자자들에게 지급될 현금배당 규모가 급증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9회계연도 현금배당 결정을 공시한 유가증권시장의 12월 결산법인 249개사 가운데 2년 연속 배당하는 220개사의 현금배당 내역을 조사한 결과 배당금 총액은 8조6178억원으로 작년 동기 7조4716억원보다 15.3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에게 지급되는 배당금은 3조1776억원으로 지난해(2조7731억원)에 비해 14.59% 늘었다. 하지만 주당 배당금을 시가로 나눈 시가배당률은 2.77%에서 2.14%로 0.63%포인트 낮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회복돼 주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회사당 평균 배당금 총액은 통신업이 4188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금융 전기전자 운수장비 철강금속주가 뒤를 이었다. 배당금 총액은 삼성전자가 1조185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SK텔레콤 포스코 KT 신한지주 KT&G 외환은행 현대차 LG전자 LG화학 등의 순이다.

최남곤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통신업의 평균 배당금이 많은 것은 KT가 지난해 말 명예퇴직으로 일회성 비용이 증가해 순이익이 줄었지만 주주가치를 위해 2008회계연도 주당 1120원이던 배당금을 2000원으로 높였고,LG텔레콤도 배당성향을 30%로 끌어올려 주당 배당금을 200원에서 350원으로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KT는 2010회계연도엔 2000원대 중후반의 주당 배당금이 예상되는데 2000원은 현금,나머지는 자사주 매각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고,LG텔레콤은 주당 400원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2년 연속 배당하는 코스닥 기업 154개사의 올해 현금배당 총액은 2930억원으로 전년의 2709억원보다 8.16% 늘었다. 외국인에 대한 배당금 총액(232억원)과 시가배당률(2.35%)은 작년보다 각각 11.45%포인트,1.01%포인트 하락했다. 기업별 배당금 총액은 동서가 30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GS홈쇼핑(191억원) 파라다이스(15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는 출구전략 등 매크로 변수의 영향력이 증시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배당성향이 돋보이는 종목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두둑한 배당금이 지급되는 종목은 매크로 변수 등에 의해 지수가 밀릴 때도 다른 종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연중 증시 저점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2분기에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면 향후 시세차익과 배당금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