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체력 고갈과 모멘텀 부재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장중 내내 흔들리다 간신히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뚜렷한 매수주체가 나서지 않은 상황에서 기술적 저항선인 1630선을 앞두고 극심한 눈치보기 장세가 연출됐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80포인트(0.11%) 오른 1628.90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전날 미국 증시가 약세로 마감한 데다 기술적 저항선에 직면하면서 0.35포인트(0.02%) 내린 1626.75로 출발했다.

이후 지수는 장초반 전날 종가를 기준으로 소폭의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눈치보기 장세를 연출하다 뚜렷한 재료 없이 1616.04까지 밀리기도 했다.

오후들어 두바이 정부가 두바이 월드에 5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는 외신 보도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약화되면서 낙폭을 대부분 만회한 지수는 장 막판 동시호가에서 가까스로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인 알 이티하드를 인용해 두바이 정부가 183억디르함(약 50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내용은 익명의 현지 재무부 관계자에 의해 밝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원금은 두바이월드의 채무 상환과 영업비용 등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며, 지난해 12월 아부다비로부터 받은 자금의 일부다.

개인은 이틀연속 차익매물을 쏟아내며 1467억원을 순매도했지만, 프로그램을 앞세운 기관은 1393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장중 내내 매도세를 보인 외국인은 장 막판 115억원의 순매수로 전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모두 매수세를 보이면서 전체적으로 1754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지수반등을 주도했던 외국인 매수세가 소강 상태를 보이면서 수급이 꼬인 대형주들이 약세를 면치못했다.

삼성전자가 반등 하룻만에 전날보다 0.78% 내린 76만7000원에 장을 마쳤고, LG전자(-2.56%)와 LG디스플레이(-4.32%)도 하락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철강업황 호전기대와 외국인 및 기관의 동시매수로 오름세를 보였다.

LG이노텍은 발광다이오드(LED)산업의 고성장세 기대로 6%대 상승세를 보였고, 호남석유는 중국수요 회복 기대와 기관매수로 52주 신고가에 바짝 다가섰다.

상한가 5개 종목을 비롯해 417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없이 359개 종목이 내렸다.

거래량은 3억4387만주, 거래대금은 3조4126억원으로 연중 최저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