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꼴 나기전에…" 현대차 노조의 '상생20條'
"현대차 조합원은 품질향상과 원가절감,근무시간 준수 등 회사 경쟁력 제고에 힘쓴다. "

현대자동차 노조(지부장 이경훈)가 23일 현대차를 세계 제1의 명차로 만들기 위한 노조 역할 등 노사 상생의 '윈-윈' 전략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노조는 이날 '품질 좋은 명차 생산이 곧 고용안정'이라는 제목의 소식지를 통해 "도요타 리콜사태와 같은 경쟁사의 불행을 막연히 우리의 기회로 받아들이기보다 이럴 때일수록 노사가 공존공생할 수 있는 정책적 진단이 필요하다"며 생산성 향상 등 노조가 지켜야 할 9가지 역할과 고용보장 등 회사 역할 11가지를 열거했다.

민노총 산하 최대 노동조직으로 지난 20년간 강성 노동운동에 앞장서 온 현대차 노조가 도요타 사태를 계기로 이 같은 노사 상생의 실천전략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노조는 △회사발전이 곧 나의 발전이라는 주인의식 고취 △품질향상을 통한 경쟁력 제고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 △근무시간 준수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노조 이미지 개선 등을 노조의 역할로 제시했다. 노조는 또 소비자의 선호 차종 및 비(非)선호 차종의 구매 패턴 변화에 따라 공장 간 물량 이관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노조 역할 중 하나로 내놓았다. 공장 간 생산물량 이관 문제는 그동안 극심한 노-노,노-사 갈등을 초래해 온 현대차의 해묵은 현안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연초부터 물량 이관 문제를 놓고 빚어진 울산 3공장과 2공장 노조 간 갈등도 조만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차는 울산 3공장의 아반떼 후속모델 생산을 앞두고 일감 부족 현상을 빚고 있는 2공장에 일부 물량을 이전키로 했으나 3공장 노조의 반발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노조는 이 밖에 밤샘 근무를 없애는 주간 연속 2교대제에 대한 현실적 고민과 대안 마련,현대차의 이미지 개선을 위한 노사와 국민의 공동사업 추진을 전략으로 내놨다.

노조는 회사에 대해서도 국내 공장을 기반으로 한 고용안정 보장,자율적 노사관계 원칙에 따른 노조 활동 보장,기본 생활임금이 보장되는 주간 연속 2교대제 도입,성과 분배 정의실현,글로벌 톱5 회사에 걸맞은 조합원 처우(임금 · 복지 등) 보장,조합원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여가활동 장려 등 11가지 회사 역할을 제시했다.

노조는 "노조의 역할과 동시에 회사도 노조를 대등한 관계로 인정하며 조합원의 고용,임금,복지 안정을 보장하는 윈-윈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이럴 때일수록 노사가 힘을 합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