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교육하라.'

컴퓨터 게임에 푹 빠져 '폐인'이 되는 사람이 많다. 일도 손에 안 잡히고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다. 이유는 딱 하나다. 재미있어 죽겠으니까.

이런 컴퓨터 게임의 마력을 활용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 기업이 있다. 기업교육 분야에 게임을 이용한 미국의 애로 일렉트로닉스(Arrow Electronics)다.

이 회사는 1935년 라디오부품을 판매하는 소매상으로 시작했다. 75년이 지난 지금은 미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전자제품 공급업체로 성장했다. 포천 500대 전자기업에 속하는 애로는 인수 · 합병(M&A)을 통해 성장을 지속,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51개국 310여곳에 거점을 가지고 있다. 직원 수는 11만3000명.

직원 수가 크게 늘자 경영진은 고민에 빠졌다. 이 많은 직원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 특히 처음 입사한 직원들이 문제였다. 그래서 5일짜리 신입직원 교육과정을 개발해 기업 문화와 가치,역사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대해 기본적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 과정은 주로 영어를 사용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북미 이외 지역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애로는 고민 끝에 신입직원 교육에 컴퓨터 게임을 도입하기로 했다. 교육과정에는 '성공을 위한 문화(culture for success)'라는 이름을 붙였다. 회사는 2006년 8월 이 교육 게임을 공개했다. 이 게임은 직원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또 다양한 언어로 만들어져 전 세계 신입직원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었다.

교육 게임은 애로의 주력 제품이 캐릭터로 등장해 게임 방법을 설명해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프로그램 화면은 3D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 게임은 기업의 역사,문화,비전,사업영역에 대한 설명이 나온 후 이를 테스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게임 참여자들의 테스트 결과는 공개되며 전 세계 신입직원들의 순위가 정해진다.

순위가 공개되는 것을 안 직원들은 순위를 높이기 위해 교육에 몰입하게 됨으로써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재미'와 '경쟁 요소'가 가미된 게임 교육은 컴퓨터 세대인 신입직원들뿐 아니라 관리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이는 애로에 금전적인 이익도 가져다줬다. 게임 개발비는 기존 교육과정을 1년간 진행하는 데 들었던 비용의 10%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보고 듣는 학습보다 체험학습의 교육 효과가 더 높다는 것은 상식이다. 미국 카우프만 재단에 따르면 훌륭한 강의는 학습 효과를 17% 증가시키지만 강의를 오락성 게임 방식으로 바꾸면 학습 효과는 108%나 증가한다. 비용도 줄이면서 교육 효과도 높은 컴퓨터 게임은 다른 나라,다른 기업의 얘기가 아니다. 컴퓨터 게임에 익숙한 세대가 기업의 주축이 되고 있다. 정보기술(IT) 강국 한국에서 신세대들을 효과적으로 교육할 방법,컴퓨터 게임에 주목하라.

조미나 상무, 사유라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