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3인 고용 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연내 2만개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 "

2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중소기업이업종(異業種)중앙회 정기총회에서 8대 중앙회장에 선출된 김은호 회장(동진이공 대표 · 64 · 사진)은 경제단체 중 처음으로 이같이 구체적인 고용 목표를 제시하며 취임 후 첫 사업의 포문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이업종중앙회는 13개 지역연합회장 및 287개 단위 교류회 회장을 비롯해 임태희 노동부 장관,홍석우 중소기업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1사3인 고용 운동'을 전개, 2만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차원에서 일자리 창출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며 "매월 6000여개 회원사를 독려하고,고용 현황을 체크함으로써 이 같은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업종중앙회는 학력 등 '스펙 인플레'로 인한 구인난 해소 차원에서 일자리 창출 대상을 전문계고 출신자 등 청소년층부터 은퇴자까지 아우르는 등 회원 기업들이 고용 촉진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중소기업 미래 발전을 위한 융합 패러다임 구축을 강조하고,'세계 제일의 글로벌 융합 경제인 단체'로 발전한다는 내용의 향후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중소기업이 자생력을 기르고,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은 이업종 간 기술 교류 및 융합뿐"이라고 강조했다. 구(舊)경제 체제에서는 개발 생산 판매 등 프로세스 협업을 통해 효율을 높였다면 향후 미래 경제에서는 대 · 중소기업을 아우르는 기술개발 부문에서의 교류 및 융합이 키워드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김 회장은 이어 에프에스씨 등 3개사가 모인 인천IT기술교류회가 기술 융합을 통해 시장에 선보인 '우량(雨量)감지센서 와이퍼' 사례를 제시하면서 "기술 융합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소재는 무궁무진할 뿐만 아니라 비용 대비 효율이 가장 큰 기업 간 협업 형태"라고 말했다. 우량 감시 센서 와이퍼는 비가 오는 양에 따라 와이퍼가 자동으로 조절되며,현재 대부분의 고급 자동차에는 이 제품이 장착돼 있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 중소기업은 업종 내에서의 경쟁에만 매달리는 등 폐쇄성을 탈피하지 못한 채 스스로를 옭아매 왔다"며 "앞으로 이업종중앙회는 모든 중소기업이 소통하고,기술 교류와 융합을 시도할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업종 간 교류 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현재 의원 발의로 상정된 '융합 촉진 법률안'의 연내 국회 통과도 중앙회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업종중앙회는 1989년 이업종 간 교류 지원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설립했으며,지난해 말 현재 287개 전국 교류회를 통해 6014개 업체가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