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촌설렁탕은 식도락가 사이에 꽤 이름이 알려져 있는 설렁탕 '명가(名家)'다. 서울 강남,분당 등에 직영점 5개를 포함해 2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1982년 부천에 문을 연 '감미옥' 1호점이 한촌설렁탕의 뿌리다.

창업 2세대인 정보연 이연FnC 사장(41)이 경영을 맡으면서 한촌설렁탕은 기업형으로 급성장했다. 정 사장은 대학을 졸업한1998년 '취업' 대신 '가업'을 택했다. 그는 가업 참여 후 '감미옥'을 '한촌설렁탕'으로 바꾸고 설렁탕 현대화 작업을 추진했다. 지난해 2월부턴 주먹구구식이던 점포 운영도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바꿨다. 정 사장이 경영을 맡은 뒤 회사 매출 규모는 10배 이상 커져 지난해 150억원을 넘어섰다.

"500여년 역사를 가진 설렁탕의 고유한 맛을 살리면서 매장 인테리어 및 서비스 등을 현대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대표 한식을 만들 계획입니다. "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점 확장에 나선 정 사장은 "맛과 품질로 소비자에게 행복을 주는 외식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전체 가맹점의 설렁탕 맛을 균일하게 유지하기 위해 충북 음성에 한꺼번에 100개 매장에 식자재를 공급할 수 있는 9200㎡(2800평) 규모의 식자재 가공 공장을 지난해 초 완공했다. 음성공장은 탕,수육,육수,김치,고기 등을 만들어 20여개 매장에 공급하고 있다.

정 사장은 위생과 인력 관리에 특히 관심을 쏟고 있다. 한식 현대화를 위해선 음식 제조 · 서빙 과정을 글로벌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한촌설렁탕의 주방에선 김치,야채,육류,어패류,익힌 고기 등 식자재별로 5가지 색깔의 도마를 사용할 정도로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인력 관리도 체계적이다. 외식 대기업 수준으로 보수를 주고,신입사원부터 점장까지 자체적으로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정 사장은 "부친에게 회사를 물려받은 뒤 10여년 동안 내실을 기해 기초체력은 충분히 쌓았다고 자신한다"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외 시장에 '한촌설렁탕' 브랜드를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대 500호점까지 늘릴 방침" 이라며 "해외 시장에 나가 한식 세계화에 앞장서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