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고 환차익도 얻을 수 있는 역외펀드(offshore fund)에 투자하세요."

피델리티자산운용은 24일 서울 여의도동 중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역외펀드의 현황과 장점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역외펀드는 외국의 자산운용사가 해외에서 설정해 투자하는 펀드다.

이동수 피델리티자산운용 마케팅매니저는 "역외펀드는 2007년 해외투자펀드(역내펀드, onshore fund)에 대한 비과세 조치 이후, 시장은 급격히 축소됐다"며 "그러나 지난해말로 비과세 혜택이 종료됨에 따라 앞으로는 역외펀드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역외펀드는 국내 설정 해외투자펀드와 다르게 룩셈부르크 등 외국에 설정된다. 해외법 적용을 받고 기준통화도 외화(달러화, 유로화 등)다. 환헤지, 결산, 환매기준일 등에도 차이가 있다. 역외펀드는 투자자가 환헤지 계약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며 결산시에는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다.

이 매니저는 역외펀드의 장점으로 △장기적인 운용 기록(Track Record)을 보유하고 있고 △적정 펀드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다양한 투자 상품이 있고 △통화를 분산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해외펀드는 대부분 2007년 이후에 출시돼 운용기록이 3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대부분의 역외펀드들은 20년에 가까운 운용기록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역외펀드는 대부분 1000억원 이상의 규모로 운용에 적정한 규모를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역외펀드의 최대 장점은 다양한 투자상품에 있다. 세계 각국의 투자자들의 선호를 만족하기 위해 투자자산, 투자지역과 투자섹터 등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해외펀드가 유행에 따라 펀드가 설정되고 작은 규모의 펀드를 청산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분산투자가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자산분산, 투자지역분산, 스타일분산, 투자시점분산 그리고 통화분산 이다. 해외펀드는 90% 이상이 환헤지 상품으로 통화분산에 취약한 편이지만, 역외펀드는 외화에 직접 투자해 통화분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해외투자를 원하거나 잠재적인 외화수요자, 환차익을 추구하는 투자자 등은 투자자에 유리하다는 조언이다. 해외유학, 해외여행, 해외이주, 해외 부동산 구입 등을 위한 자금마련에도 역외펀드가 적절하다고 이 매니저는 전했다.

그는 "역외펀드 설정액은 2007년 2분기에 14조원에 달하기도 했지만, 지난해말 1조7000억원까지 떨어졌다"면서 "하지만 역외펀드의 장점이 부각되면 시장은 다시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009년 12월 기준으로 국내에서 역외펀드 잔고를 가지고 있는 운용사는 10개사다. 1000억원 이상 판매 잔고를 가진 회사는 피델리티자산운용, 블랙록자산운용, 슈로더투신운용 등 3개사다. 피델리티의 역외펀드 설정액은 8593억원으로 전체 운용자산(AUM)의 49.9%를 차지하고 있다.

역외펀드 투자현황을 투자 지역별로 살펴보면 중국 비중이 27.4%로 가장 높다. 다음으로는 일본펀드(19.2%)와 글로벌펀드(18.8%)의 비중이 높다. 판매사 기준으로는 은행권의 판매비중이 85%로 증권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외화 거래가 많은 고객층을 확보한 외환은행, 씨티은행의 잔고가 높은 편이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