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에도 불구,지난해 미국 월가 금융사들이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보너스가 전년보다 1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토머스 디나폴리 뉴욕주 회계감사관은 23일 월가의 지난해 보너스 지급 규모가 총 203억달러로 1인당 12만3850달러(약 1억4300만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JP모건 등 대형 금융사의 보수는 전년보다 31%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주는 월가 금융회사들의 지난해 수익이 550억달러를 웃돌았을 것으로 추산했다.

월가 대형 금융사들은 구제금융을 받고 국민 세금으로 보너스 잔치를 벌인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자 보너스를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지급하거나 보너스 대신 기본급 또는 각종 수당을 인상하는 방식을 동원하기도 했다.

특히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는 보너스를 시장 예상치의 10분의 1 수준인 900만달러로 줄였다.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냈지만 비판 여론에 굴복해 보너스 규모를 삭감한 것이다.

디나폴리 감사관은 "월가 금융사들이 창출한 수익은 뉴욕주 재정에 도움이 되지만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구제금융을 받았던 금융사가 막대한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