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이번 세계 금융위기를 초래한 가장 책임 있는 인물로 뽑히는 불명예를 안았다.

허핑턴포스트는 리얼월드이코노믹스라는 블로거가 1만1000명의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경제학 다이너마이트 수상자'를 뽑기 위한 투표를 실시한 결과 그린스펀이 5061표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고 23일 전했다. 2위는 3349표를 얻은 거물 자유주의 화폐론자인 밀턴 프리드먼,3위는 3023표를 받은 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차지했다. 이 밖에 피셔 블랙과 마이런 숄스,폴 새뮤얼슨,로버트 루카스 등 유명 경제학자들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도 상위권에 올랐다.

한편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날 신용노조전국협회가 워싱턴에서 마련한 강연회를 통해 "중소기업은 자금 조달이 어려워 상황이 개선되고 있지 않은데 고소득 소비자와 대기업이 주가 상승으로 경기회복 혜택을 보는 극심한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 신용시장 경색이 극심하기 때문에 이번 위기는 1930년대 대공황 때보다 더하다고 진단했다. 그린스펀은 또 "재정 문제가 경기회복 전망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미 의회와 백악관은 세금을 인상하거나 지출을 축소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